한국NPO공동회의서 결산공시 양식 개정안 제출
지금까지는 정해진 회계처리 기준이 없어 결산서를 봐도 어떤 단체가 기부금 중 얼만큼을 공익사업에 쓰고 얼만큼을 일반경비로 썼는지 비교하기 어려웠다.
국내 비영리단체들의 협의체인 '한국NPO공동회의'는 이번주 중 공익법인의 결산공시 양식 개정을 건의하는 의견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결산서 양식은 비영리단체의 비용을 '사업비'와 '사업관리비'로 구분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공익 사업을 직접 담당하는 직원의 인건비를 처리하는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 이 때문에 단체별로 사업비와 일반관리비 지출 정도를 비교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NPO공동회의는 비용 구분을 '목적사업비', '일반관리비', '수익사업' 등으로 세분화하고 인건비의 성격에 따라 해당 항목으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양식을 수정할 것을 건의했다.
NPO공동회의는 또 공익단체의 기부금 수입을 회원 회비, 일반기부금, 용도지정기부금 등으로 세분화하고 고유목적사업의 사업별 실적을 결산서에 기록하도록 하는 안도 제시했다.
국세청은 현재 자산 5억원, 연수입 3억원 이상인 공익법인에 대해 결산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결산서 작성 대상 공익법인은 전체의 약 26%에 해당하는 7883개다. 이 법인들은 매년 4월 국세청 홈페이지에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기부금 모집·지출 내역 등을 공개해야 한다.
공익단체들이 스스로 정부에 결산서 양식 개정을 제안하고 나선 것은 기존 양식으로는 기부자들의 의사결정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선안 준비 작업을 담당한 최호윤 공인회계사(한국NPO공동회의 전문위원)는 "우리나라는 비영리법인들의 공통된 회계기준이 없어 단체들이 기부금의 얼만큼을 목적사업에 사용하는지 비교가 어려웠다"며 "어떤 단체는 인건비를 사업비로 분류하고, 어떤 단체는 일반관리비로 분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PO공동회의는 이번 개선안 준비 과정에서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어린이재단,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국내 700여개 주요 비영리단체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김희정 NPO공동회의 사무국장은 "비영리 분야에서 민간이 자발적으로 회계보고 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의견을 수렴해 상향식으로 올라가도록 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내년 2월 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시행규칙 개정안을) 올려 채택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의견서 내용을 검토한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모금단체들이 참여해 의견수렴이 이뤄졌다고 판단되면 내부심의 위원회를 구성해 최대한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익 법인들이 현재 양식에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고 하는 만큼 의견서 내용을 검토하고 타당성을 따져 수용 여부를 적극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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