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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反旗' 든 여당출신 국회의장…뚝심인가 고집인가

입력 : 2015-12-16 17:15:53 수정 : 2015-12-16 17: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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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법안 직권상정 공개촉구 靑에 "초법적 발상" 정면 비판
취임 이후 이어온 '소신 정치'…'화합 정치' '자기 정치' 평가 교차
與 일각, 해임결의안 거론까지…野로부터 "진짜 YS의 정치적 적자" 호평
"정의화 사전에서 '단독'이라는 단어는 잘 찾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7월말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 대치가 계속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본회의 단독 처리를 요구한 데 대해 정의화 국회의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당시 추경안은 '부대조건'이 붙긴 했지만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하면서 이튿날 본회의에서 가결 처리됐다.

총선 선거구 획정과 경제활성화 및 노동개혁 법안 처리가 연말 국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인 정 의장의 '뚝심 집도'가 정국 경색을 풀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의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압박한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를 겨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먼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날 "선거구 획정만 직권상정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밥그릇 챙기기"라고 말한 데 대해 작심한듯 "아주 저속하고 합당하지 않다"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가 최근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며 경제활성화 법안 등을 직권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초법적 발상으로 행하면 오히려 나라에 혼란 가져오고 오히려 경제 나쁘게 할 수 있는 반작용 있다"고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공식적으로는 무소속이지만 여당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에 맞선 이런 고강도 발언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정 의장의 '소신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대 국회 후반기 의장석에 오른 이후 끊임없이 이어졌던 여야 대치 국면에서 자신의 원칙을 주장하면서 때론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친정'의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 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 당시 새누리당이 본회의 단독 소집을 요구했지만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 6월 황교안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양보없는 기싸움을 이어갔을 때도 여당의 직권 상정 요구에 "국민도 '반쪽 총리'는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하면서 여권의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대법관 공백사태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지자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며 직권상정 결단을 내리는 등 강단있는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의장 취임 이전인 지난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당시에는 야당의 거센 항의 속에 박희태 당시 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아 의사봉을 두드렸고, 이듬해 국회의장 대행 시절에는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식물국회'를 만들 수 있다며 제동을 걸기도 했다.

정 의장의 이런 소신 행보에 대해 당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절차 민주주의를 지키는 조율사"라며 호평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기 정치만 고집한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정 의장의 경제법안 직권상정 거부에 대해 "의장께서 안 하시면 해임결의안을 낼 수도 있다는 게 많은 의원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반면 거꾸로 청와대의 경제법안 직권상정 요구를 거부하자 야당으로부터 정의장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백마리 닭중 한마리 학"이라고 호평했고,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을 지낸 서울대 조국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청와대와 여당의 국회의장 공개 겁박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이해 당당하게 대응했다"며 "김무성이 아니라 이런 분이 진짜 YS의 정치적 적자"라고 치켜세웠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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