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 라인업 구축 성공
후반기 재도약에 나서
삼성, 모비스戰 23연패 탈출 지난 시즌 프로농구 원주 동부는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궁서체로 ‘난공불락 동부산성’이란 대형 붓글씨를 원주종합체육관 입구에 걸어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동부산성은 전통적으로 높이의 우위를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원주 동부의 별명이다. 동부는 김주성(207㎝), 로드 벤슨(206㎝) 등 장신 선수들과 웬델 맥키네스(192㎝)의 활약으로 산성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 산성의 타이틀을 동부가 아닌 전주 KCC가 가져가는 모양새다. 최근 신인 선수 영입과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로 장신 라인업을 갖춘 KCC가 높이의 우위를 점하며 후반기 재도약에 나섰다.
시즌 초반 KCC는 에밋의 화끈한 공격력으로 5연승을 달리며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고 공격에서는 에밋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기 막판에 역전을 허용하는 일이 잦아졌다. 순위는 어느새 중위권인 5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던 KCC가 최근 두 차례의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 10월 전체 3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은 ‘고졸 최대어’ 송교창(199.5㎝)이 지난 11일 첫 프로 무대를 밟았다. 그날 인천 전자랜드와 트레이드를 통해 리카르도 포웰(196㎝)이 나가고 허버트 힐(203㎝)이 들어왔다. KCC는 단숨에 장신 군단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효과는 16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처음 나타났다. 이번 시즌 경기당 33.74개의 리바운드를 잡던 KCC는 이날 46개를 기록했다. 평균 2.52개를 올리던 블록슛도 올 시즌 전체 팀 중 한 경기 최다인 9개나 쏟아냈다. 이적생 힐은 14득점 8리바운드 7블록을 올리며 6리바운드를 기록한 하승진과 함께 트윈 타워를 구축했다. 송교창 역시 6분25초 동안 4득점 4리바운드, 프로 데뷔 첫 득점을 기록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한편, 17일 울산에서는 서울 삼성이 울산 모비스를 73-72로 물리치고 모비스전 23연패의 늪에서 1437일 만에 벗어났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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