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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어쩌나' 한국은행 진퇴양난

입력 : 2015-12-17 18:33:02 수정 : 2015-12-17 21: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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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내수시장 동반 부진 빠져
당분간 인상보다 ‘동결’ 기조 예상
한국은행이 갈림길에 섰다. 그동안 통화정책을 운용하며 기준금리 동결이냐, 인하냐 양방향만 고민했다면, 이제는 인상까지 고민해야 하는 세 갈래 길에 놓였다.

과거 미국이 연방기금금리를 올렸을 때 한은은 곧바로 미국의 뒤를 쫓지는 않았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까지 8∼11개월의 시차가 있었다.

미국의 첫 금리인상기였던 1994년 한국은 기준금리 정책이 아닌 통화량 목표제를 운용했기 때문에 별도의 금리정책을 쓰지 않았다. 1999년 6월부터 2005년 5월까지 미국이 6차례에 걸쳐 금리를 연 4.75%에서 6%로 올렸을 때 한은은 8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시작했다. 2000년 2월 기준금리를 4.75%에서 5%로, 10월에 다시 5.25%까지 인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으로 출근하며 미국 금리 인상 영향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급격한 인상기였던 2004년 6월에는 잠시 반대방향을 가기도 했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25%였던 금리를 2006년 6월까지 무려 17차례에 걸쳐 5.25%까지 올렸다. 그러나 한은은 2004년 8월과 11월에 되레 금리를 내렸고, 2005년 10월이 돼서야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높였다. 결국 미국의 금리인상보다는 소비, 투자, 수출 등 국내 경제여건이 기준금리 향배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셈이다.

이번에는 어떨까. 최근 외국인자본 유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은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국제 유가 급락과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올 들어 수출이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정부의 전방위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도 미미하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모두 2%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잠재성장률마저 3.0∼3.2%(한은 추산)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은이 한동안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해외 투자은행(IB)나 국내 채권전문가들은 오히려 한은이 내년 상반기 중에 한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별소비세 인하나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강력한 부양책이 종료되고, 연초부터 정부가 추가경정을 하기도 어려워 내년 상반기에는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공백이 생기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데도 한계가 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미국과 금리 격차가 좁혀지는 내년 4분기부터는 한은도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는 “경제성장이 3%, 물가가 목표치인 2%에 근접해야 인상할 여건이 되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는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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