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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청년 4명중 1명 ‘니트족’/고학력일수록 비중 높아지는 양상… 청년 취준생 10명중 3명이 ‘공시생’… 시간 걸려도 안정된 직장 요구 높아… 고학력 맞춤형 고용정책 개발해야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A씨(29)는 벌써 1년 가까이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졸업 후 잠깐 기업에서 인턴을 한 이후 특별한 소득 없이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졸업 후 1∼2년 안에 대기업에 들어가지 못한 친구들 가운데 공시생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씨처럼 취업을 위한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거나 고용상태도 아닌 ‘니트(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NEET)족’이 늘고 있다. 특히 15∼29세 청년 대졸자 4명 중 1명이 니트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높은 순위로, 우리나라 대졸자의 공무원 쏠림 현상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OECD 주요 국가 청년 NEET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15∼29세 청년 중 니트족 비중은 18.5%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 중 터키(31.3%), 그리스(28.5%), 스페인(26.8%), 이탈리아(26.1%), 멕시코(22.3%), 헝가리(20.5%), 슬로바키아(19.1%)에 이어 8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OECD 평균은 15.5%였으며 룩셈부르크(6.1%)와 아이슬란드(7.9%)는 가장 낮은 편이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대졸 출신 니트족 비중이 높았다. 한국의 대졸자 니트족 비중은 24.4%로 그리스(39.2%), 터키(24.5%) 다음으로 3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12.9%)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높았다.

한국은 대부분 OECD 국가와는 달리 중졸(5.1%), 고졸(22.9%)보다 대졸의 니트족 비중이 더 높았다. OECD 평균을 보면 대졸의 니트족 비중이 12.9%로 중졸(15.7%), 고졸(15.6%)보다 낮았다. 예를 들어 한국과 15~29세의 니트족 비중이 비슷(16.3%)한 프랑스의 중졸·고졸·대졸의 니트족 비중은 각각 19.0%·17.6%·11.0%로 학력이 높을수록 낮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만우 팀장은 “한국의 대졸자 중 니트족 비중이 특히 높은 수준인 것은 고학력 청년들이 실업 상태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취업 준비기간을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찾으려는 구직 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대학이나 정규 교육기관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비정규교육기관에 준비 중인 청년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공무원 준비생이나 고시 준비생들이 니트족에 포함된다.

공무원 쏠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5∼29세 취업준비생 35%가 공무원 임용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현재 청년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 수는 22만명에 달한다.

이 팀장은 “고학력·비경제활동 니트족이 많은 한국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고용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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