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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에 움찔했던 한국영화 ‘쌍천만’으로 판 뒤집다

입력 : 2015-12-30 20:28:40 수정 : 2015-12-30 20: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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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계 결산 2015년 한국영화계의 진기록은 ‘같은 달 쌍천만 관객 동원’이다.

항일독립운동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삶을 그린 ‘암살’(1270만명)이 개봉 25일째인 8·15 광복절 70주년에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뜻깊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2주 뒤인 29일에는 류승완 감독의 액션영화 ‘베테랑’(1341만명)이 1000만 관객을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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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에 ‘도둑들’(1298만명), 10월에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명)가 개봉해 두 영화 모두 관객 1000만명을 넘어선 적이 있었지만, 같은 달에 두 영화가 나란히 1000만명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작이 한 기간 안에 사이 좋게 1000만 고지에 오른 것은 드문 일이어서 ‘쌍천만 영화’란 말이 팬들 사이에 유행어처럼 회자됐다. 이들 두 영화는 역대 순위 4위(베테랑)와 8위(암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상·하반기 흥행의 흐름 또한 바꾸어 놓았다.

암살
베테랑
여름철 한국영화의 극장가 장악은 상반기만 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외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줄곧 박스 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상영관을 주름 잡았기 때문이다. 2월11일 개봉한 ‘킹스맨’은 청소년관람불가 외화 가운데, 종전 ‘300’의 ‘초컬릿 복근 스파르타 전사들’이 지키고 있던 292만 기록을 8년 만에 깨뜨리고 내친김에 613만 명까지 내달아 외화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킹스맨’은 ‘친구’(818만명), ‘타짜’(685만명), ‘아저씨’(628만명)에 이어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흥행 4위에 올랐다.

킹스맨
‘킹스맨’이 질러 놓은 불은 ‘어벤져스 2’(1049만명)로 번져갔다. ‘어벤져스 2’는 개봉 25일만인 5월 17일 관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역대 외화로는 ‘아바타’(1362만명), ‘겨울왕국’(1030만명), ‘인터스텔라’(1028만명)에 이어 네 번째로 1000만 고지에 올랐다. 관객 100만명 돌파부터 1000만명 돌파까지 매번 ‘역대 외화 중 최단기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러나 국내 전체 스크린 2400여개 중 무려 1840개나 차지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어벤져스 2
외화의 관객몰이는 폴 워커의 유작 ‘분노의 질주: 더 세븐’(325만명), 조지 밀러 감독이 30년 만에 연출한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384만명),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613만명), ‘쥬라기 공원’의 속편 ‘쥬라기 월드’(555만명) 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7월 들어, ‘연평해전’(604만명)이 한국 영화의 불꽃을 일으킨 데 이어 ‘암살’과 ‘베테랑’이 쌍천만으로 흥행 쌍끌이를 하면서 극장가 판세를 역전시켰다. 이 기세는 ‘사도’(624만명)와 ‘검은사제들’(517만명)을 거쳐 상영 중인 ‘내부자들’(700만명)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흥행에 힘입어 한국영화는 11월 30일에 4년 연속 관객 1억명을 넘어섰고, 국내 영화관 관객수는 12월 5일 외화를 포함해 3년 연속 2억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이와 함께 영화감독의 권리와 의무를 명시한 ‘표준연출계약서’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계약서가 마련돼 우리 영화계에서도 각종 표준계약서를 두루 갖추게 되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해외 영화제에서 선전도 돋보였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대상인 황금표범상을 받았다. 주연을 맡은 정재영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다양성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제21회 로스앤젤레스(LA)영화제 다큐멘터리 대상작으로 뽑혔다. ‘마돈나’도 제35회 하와이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베테랑’은 제48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커스아시아 최우수작품상’을 품에 안았다.

해외 진출도 잇따랐다. 영화 투자·배급사인 뉴(NEW)가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가졌다. 뉴는 지난해 536억원을 투자한 화책미디어와 함께 합자회사를 설립해 웹툰작가 강풀의 ‘마녀’를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영화로 만든다. CGV는 중국 최대 업체인 완다시네마와 다면상영시스템인 ‘스크린X’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원로 영화평론가 임영(87), 영화감독 심우섭(88), 1970년대 여배우 진도희(66), 촬영감독의 대부 서정민(81) 등 영화계의 큰 별들이 지기도 했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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