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원조국’ 오명 못 벗어
7개 항목 중 기술분야만 상위
공적원조 규모·내실 빈약 원인 한국이 올해 빈곤국 개발지원에 인색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30일 미국 싱크탱크 세계개발센터(CGD)가 발표한 ‘2015년도 개발공헌지수(CD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DAC) 27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26위를 기록했다.
빈곤국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국가로는 덴마크(6.1점) 스웨덴(5.8점) 노르웨이(5.7점) 핀란드(5.6점) 네덜란드(5.6점)가 상위 5개국에 올랐다. 덴마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로 꼽혔다. 하위 5개국은 슬로바키아(4.5점), 스위스(4.5점), 그리스(4.4점), 한국(4.3점), 일본(4.1점)이다.
우리나라는 원조(3.9점) 무역(2.9점) 안보(1.6점) 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환경(4.2점) 분야도 2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기술(6.9점) 분야에서는 2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단기간에 원조국으로 전환한 나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으나 매년 공적개발원조(ODA) 분야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고 있다. CGD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과 원조투명성이 낮다”며 최하위권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GNI 대비 ODA 비율은 0.13%로 원조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덴마크(0.85%)에 크게 뒤진다.
정부는 우리나라 GNI 대비 ODA 비율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고 유상원조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신흥공여국인 데다가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유상원조비율이 높아 낮은 등수에 머무른 것 같다”며 “반면 오래전부터 해외원조를 해온 선진국들은 유상원조보다는 무상원조비율이 높기 때문에 경기가 나쁘더라도 원조 규모를 크게 줄이지 않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가 국제원조투명성기구(IATI)에 가입해 CGD가 지적한 원조투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국제적인 개발협력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어 내년에는 순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정부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제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ODA 규모를 2020년까지 GNI 대비 0.2%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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