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14∼18일 3150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올 1월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작년 12월보다 3.9포인트 하락한 82.3으로 나타났다. SBHI는 100을 기준으로 작을수록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의 수가 많다는 뜻이다. 100 이상 클수록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월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79.8을 보였다. 비제조업도 4.1포인트 내려앉아 83.4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중 건설업은 7.8포인트, 서비스업은 3.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항목별로도 내수(81.6)와 수출(81.6), 경상이익(79.9), 자금사정(81.9) 등에서 한결같이 전월보다 0.5∼3.3포인트 떨어졌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SBHI는 지난해 11월 전망치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세 부담 완화를 비롯한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 측이 전국의 소기업과 소상공인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올해 경영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54.1%를 차지했다.
올해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이탈,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 신흥국 중심의 수출 둔화 등이 우려되는 데다 위안화와 엔화 약세로 중국과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나아지면서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이를 수출하는 신흥시장의 불황 위험도 커졌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리 수출전선 중심에 서 있는 대기업들도 이런 우려로 새해 벽두부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상대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3.2로 3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BSI 역 시 100을 밑돌아 작을수록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BSI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내수(94.7), 수출(94.5), 투자(95.5), 재고(101.1), 고용(99.2), 채산성(95.1) 등에서 모두 100을 밑돌았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을 의미한다.
홍성일 전경련 재정금융팀장은 “1월 BSI는 최근 5개월 내 최저치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기업 경쟁력 강화와 고용창출을 위한 사업구조 재편, 노동개혁 법안 처리로 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경제 활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선전한 자동차 업계도 올해 전망은 어둡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신차 감소로 국내 판매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수입차는 작년 대비 7.5% 증가한 26만1000대를 팔아 7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대조를 보였다.
우리 교역국의 올해 상반기 경기 전망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수출 감소 우려를 더한다. 전경련이 회원사 해외 법인장들을 대상으로 산출한 16개 교역국의 올 상반기 BIS 역시 87.0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47.2로 상대적으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러시아(87.5), 인도네시아(81.0), 태국(77.8) 등이었다. 올 수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약 70%가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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