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두 달째 감소했다. 지난 12월 미국 금리인상 이후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유로화·엔화 등이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내 보유자산 환산액이 일부 줄어든 영향이 컸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679억6000만달러로 전월말(3684억6000만달러)보다 약 5억달러 감소했다. 연간으로는 총 44억달러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2월부터 매달 증가세를 보여 6월(3747억5000만달러)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양양현 국제국 국제총괄팀 차장은 "일부 기타 통화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 감소하면서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유로화, 엔화, 호주달러화는 달러대비 각각 3.2%, 1.9%, 1.2% 절상됐다. 이에 대해 최완호 국제국 외환시장팀 차장은 "미국 금리인상을 시작하기 전 금리인상기대가 반영돼 달러화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인상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차익실현성 달러화 매도로 인해 달러화 강세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자산 유형별로는 유가증권(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 등)은 3452억4000만달러로 전월대비 87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예치금은 11월에 비해 91억2000만달러 감소한 13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양 차장은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예치금에 있던 외환보유액이 유가증권으로 이동한 것이어서 크게 의미를 둘 정도의 변동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인 SDR는 32억4000만 달러로 1억5000만 달러 감소했다.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은 14억3000만달러,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은의 금 보유액은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한다.
한편 11월 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는 6위로 전월에 비해 1단계 상승했다. 중국이 3조4383억달러로 1위를 유지했고 일본(1조233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6355억달러), 스위스(5883억달러), 대만(4246억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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