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삼성화재가 굳건히 지켜온 '최저가 자동차 보험사'의 아성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손해보험사들이 앞다퉈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을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에는 가입조건에 따라 삼성화재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다른 손해보험사들의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가입경력이 3년 이상인 50대 남성이 중형차로 가입할 때는 현대해상의 보험료가, 26세 남성이 소형차로 최초가입을 할 경우에는 KB손해보험의 보험료가 각각 제일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입경력이 3년 이상인 31세 남성이 중형차로 가입하면 메리츠화재의 보험료가, 43세 이상 남성이 소형차로 가입하면 롯데손해보험의 보험료가 가장 싸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보험사 중 유일하게 온라인 전용상품을 판매하면서 가격경쟁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다른 손보사 상품은 온라인으로 가입하더라도 텔레마케터를 한 번 더 거쳐야 했기 때문에, 수수료가 보험료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화재는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25%를 웃도는 점유율을 보이며 업계 1위를 질주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이 문을 열고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온라인 전용상품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롯데손보와 메리츠화재는 작년 연말부터, 현대해상과 KB손보는 올해 초부터 오프라인 대비 16~17% 저렴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특히 여러 보험사가 동시에 온라인 상품을 내놓으면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데다, 마케팅 비용 부담이 줄면서 싼 가격에 상품을 내놓게 된 것.
업계에서는 이로써 가격경쟁력 부분에서 삼성화재의 독주 시대가 끝나고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다른 손보사 상품이 삼성화재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체 상품 중 80%는 삼성화재가 '최저가' 자리를 지켜왔다"며 "앞으로는 다른 회사가 '최저가'를 차지하는 비율이 20%에서 점점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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