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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악재 엎친 데 북핵… 금융시장 ‘출렁’

입력 : 2016-01-06 19:49:32 수정 : 2016-01-07 04: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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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4차 핵실험 주가·환율 동향 보니
‘북한 리스크’ 먹구름이 다시 금융시장을 뒤덮었다. 당장 6일 원·달러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등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과거를 돌아봤을 때 북한 핵실험 충격은 일시에 그쳐 수일 내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대체로 북한 핵실험 자체는 우리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 파장과 중국 증시 불안, 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부족 가능성 등 이미 여러 가지 악재가 혼재된 상황에서 남북 긴장 고조까지 장기화되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증시 ‘약보합’·환율 ‘출렁’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10포인트(0.26%) 떨어진 1925.43으로 장을 종료했다. 오전 내내 약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북한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됐고, 이후 북한이 공식적으로 수소탄 핵실험을 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순식간에 15포인트 넘게 빠졌다. 오후 들어 증시가 다소 진정되면서 낙폭은 줄어들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6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크게 올라 달러당 1200원에 바짝 다가섰고 코스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연합뉴스
이날 시장에서는 핵실험 소식에 남북경협주가 급락세를 빚었다. 현대상선은 전날보다 4.66% 내린 3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상선은 금강산관광 사업권을 지닌 현대아산의 최대주주로,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꼽힌다. 재영솔루텍(-7.22%)과 신원(-1.60%), 로만손(-3.58%), 인디에프(-1.18%) 등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빠졌다.

외환시장은 증시보다 출렁임이 더 심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9.9원 오른 달러당 1197.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8일(1200.9원) 이후 최고치다. 전일 대비 0.8% 상승한 것으로, 1∼4차 북한 핵실험 중 두 번째로 오름폭이 컸다. 장 초반 1180원대에서 거래를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은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 인상을 발표한 뒤 1190원대 중반으로 올랐고,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뒤 치솟아 장중 고점인 1197.9원을 찍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 여러 차례 학습효과가 있어서 민감한 반응은 아닌 것 같다”며 “북한 실험 외에 중국 위안화 등 다른 요인들의 여파가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앞선 3차례 핵실험과 포격 도발 등 사건 당시를 보면 늦어도 2주 안에 원상회복되는 모습이었다. 2006년 1차 핵실험, 2009년 2차 핵실험, 2013년 3차 핵실험 당일 코스피는 각각 2.4%, 0.2%, 0.3% 하락했으나 일주일 내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환율도 1차 때를 제외하고는 2, 3차 핵실험 후 3∼7일 내 안정을 찾았다.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주가는 3.4% 급락하고, 환율은 달러당 16원 뛰었지만 주가는 2거래일 만에, 환율은 하루 만에 사망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꼬리 무는 악재들

북한 4차 핵실험은 일시적인 악재일 수 있지만 국내외 상황을 보면 안심할 수 없다. 중국 등 글로벌 경기 전망이 좋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립으로 석유수급 시장도 불안한 모습이다. 수출 부진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제사회가 북한 핵실험에 대한 행동에 나서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정적 여파가 커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나중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북한 수소탄 실험이 전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비관적으로 볼 이유는 없지만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터진 만큼 아주 낙관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단기적인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여건을 보면 코스피가 1900선을 밑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이나 유가 등 악재에 북한 문제가 추가되면서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특히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 외국인 자금 추가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원화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달러당 1230원까지 일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오현태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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