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락땐 4월 총선 큰 부담
정부 “공급과잉 수준 아니다”
빠르면 내달 대책 내놓을 듯 지난해 연말 이후 확산하는 주택시장 이상 신호에 정부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저금리를 지렛대로 삼아 내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늘면서 신규 아파트 등의 공급이 폭증했다. 그러나 1년도 지나지 않아 수도권 요지에서 청약미달 단지와 미분양이 늘어나 공급과잉 논란이 불거졌다. 기존 주택은 또 집값 상승을 견인해야 할 서울과 수도권부터 뚜렷한 둔화세로 돌아선 상태다. 주택 공급 물량을 줄이는 규제책을 써야 할지, 주택시장 침체를 막을 활성화 대책을 내놓아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여차하면 새로운 부동산대책을 꺼내들 태세이지만 명확한 정책 방향은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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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이 폭증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미달 단지와 미분양도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1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앞에 매매와 전세 시세판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
거래 감소는 집값 하락을 부를 개연성이 크다. 이는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과 정부 입장에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공급과잉 문제보다 시장활성화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아직 공급과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의 미분양 물량이 지난 9년 평균보다 적고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더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새 경제사령탑으로 임명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미분양에 대해 “아직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혼란한 상황”이라며 “시나리오별로 필요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최소 1월 한 달 간 주택 가격 및 거래량, 미분양 통계, 분양 물량 등을 모니터링한 뒤 이르면 다음달 중 부동산대책을 내놓는 방안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효과를 고려해 3월 이사철이 시작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봄 이사철인 2∼3월 거래·가격 동향이 심상찮게 돌아갈 경우 시장 침체가 불가피한 만큼 정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하긴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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