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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2016 '머니무브' 행렬 이어질까?

입력 : 2016-01-14 05:00:00 수정 : 2016-01-13 10: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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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 같은 '박스권'의 흐름을 탈출할 수 있을까.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쉽지 않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등으로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출과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내 기업의 실적이 증시를 끌어올릴 만큼 크게 개선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과 같은 악재들이 올해도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함과 동시에 향후 점진적 금리 인상 방침을 시사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안도감이 퍼지기는 했지만, 온기가 오래 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 단행될 미국의 두번째 금리 인상 시점을 앞두고 변동성 확대가 재현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수출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 글로벌경제 불확실성 증폭…경기회복 기대난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에 따른 신흥국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도 커질 우려가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환경에서 추세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개선될 경우 경기 모멘텀은 다소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증시 전반의 수급 측면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는 미국 기준금리가 초저금리 수준으로 낮아진 2008년 말부터 올해까지 국내 시장에서 83조원 가량을 매수했는데, 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에 매물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중국 A주가 편입될 예정인 점도 외국인의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운다.

반면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시장 변동성 축소에 기여할 것"이라며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패시브 펀드와 선진국 ETF 중심의 글로벌 유동성 트렌드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기업의 연간 실적은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금리와 저유가,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매년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주식시장 흐름, 상고하저 vs 상저하고…전망 엇갈려

주식 시장의 흐름에 대해서는 '상고하저'(삼성증권·현대증권 등)와 '상저하고'(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상고하저'를 예상하는 이유로는 ▲글로벌 경제의 하방 위험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 ▲미국 대통령 선거 등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이 꼽힌다.

그러나 오히려 하반기에 경기 둔화가 진정되고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증시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한편, 새해에는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된다. 또 해외 주식형 펀드에 대한 비과세 제도가 한시적으로 부활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재테크 시장의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 1%대의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의 대이동을 부를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기 때문.

지난해 9월말 기준 ▲현금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을 합친 단기 부동 자금은 약 921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ISA, 새해 '국민통장' 되나?

올해 재산 불리기의 시작은 은행·증권사·보험사 중 어디가 됐든 ISA 계좌를 트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ISA는 예금·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을 투자자 마음대로 담을 수 있는 바구니로 보면 된다. 오는 3월부터 가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과거에 있던 여러 비과세 상품과 비교했을 때 ISA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금융 상품의 손실과 이익을 합쳐 최종 순이익에만 과세한다는 점이다. ISA에는 연간 2000만원씩, 1억원까지 부을 수 있는데 순이익 250만원(연급여 5000만원 이상은 200만원)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순이익이 250만원을 넘어도 보통의 금융 상품에 붙는 15.4%보다 낮은 9.9%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투자 성향에 따라 ISA를 활용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보수적 투자자라면 가입 한도액을 모두 예금으로만 채울 수 있다. ISA로 예금에 들면 실질 금리를 1%가량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ISA 도입 취지에 비춰볼 때 예금 외에도 펀드, 파생상품을 적절히 채워 넣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다만, ISA에 국내외 주식형 펀드를 담는 것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 3년간 사실상 해지 불가…여윳돈 위주로 운영해야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지금도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고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올해부터 별도 한도로 비과세가 적용되므로 굳이 ISA에 담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ISA는 최소 3년간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고서는 해지가 되지 않으므로 여윳돈 위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 자산이 세계 주요국과 비교할 때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지나치게 집중돼있는 데 따른 지적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은 26.8%로 ▲미국(70.1%) ▲일본(61.6%·2013년말) ▲영국(52.2%·2013년말) ▲호주(39.4%)보다 낮았다.

◆한국인, 부동산 등 실물자산·안정적인 예금 선호

금융자산만을 놓고 봐도 예금 선호도가 매우 강하다. 2014년말 기준 한국 가계의 금융 자산에서 현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2.0%에 달해 일본(52.5%) 다음으로 높았다. 미국, 영국, 호주는 그 비중이 각각 13.2%, 23.9%, 22.7%에 그쳤다. 결국 환경 변화에 따라서는 이른바 '머니 무브'가 대거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좀 더 투자 여력이 있는 이들이라면 올해부터 2년간 해외 주식펀드 비과세 제도가 부활하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해외 주식펀드 비과세는 2007∼2009년 적용되고서 8년 만에 다시 시행된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가입하면 최대 10년의 운용 기간 원금 3000만원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지금은 해외 주식펀드에 투자 이익과 환차익까지 15.4%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가령 3000만원을 투자해 1500만원의 이익을 봤다면 지금은 231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중국과 유럽 증시에 투자한 해외 주식형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투자자들은 적지 않은 세금을 부담해야 했다. 자산운용업계는 과거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을 계기로 형성된 해외 투자 붐이 다시 한번 더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006년 말까지만 해도 6조40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2007년 해외 펀드 활성화 정책이 도입된 데 힘입어 2008년에는 60조원대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로 많은 해외 펀드 투자자들이 거액의 손실을 봐야 했고, 현재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7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인터넷 은행, '新 재테크 기회' 제공할 듯

올해 문을 열 예정인 인터넷 은행들도 금융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재테크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 은행은 일선 점포 운영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신 고객들에게 일반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실제 K뱅크는 예금 가입자에게 일반 은행보다 최대 연 1.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얹어주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50조원이 몰린 증권사 CMA 금리가 연 1.4∼1.5%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단기 부동자금 가운데 상당액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이유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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