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때문에…" 칠레·스페인 족발 2천t 국산 둔갑

족발유통업체, 국내산과 섞어 음식점 200곳에 넘겨

수입 족발 2천t을 국내산으로 속여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수입 족발 1천978t을 국내산으로 속여 수도권 음식점 200여곳에 넘긴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족발유통업체 대표 A(44)씨를 구속하고 직원 B(42)씨와 음식점 점주 C(45)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1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칠레·스페인산 냉동 족발 1천978t(109억원 상당)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음식점 200여곳에 넘겨 12억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조카 명의로 설립한 족발업체 명의로 족발을 수입한뒤 국내산과 섞어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고 유통·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 족발은 ㎏당 3천700원에 유통되는 반면 국산 족발은 ㎏당 5천500원에 유통돼 수입산이 국내산 보다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을 감추려고 족발수입업체에 거래장부를 조작하게 하는 등 증거를 없애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A씨는 경찰에서 "2011년 돼지 구제역으로 국산 족발 공급이 감소해 업체 경영이 어려워져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음식점 주인들은 수입 족발이 수입된 것임을 알고도 원산지를 속여 판매해왔다.

경찰은 최근 국내에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족발유통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