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맞물려 특강 내용 주목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경북 경주를 방문해 퇴임 후 첫 국내 특강을 할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극동포럼 초청 모임에 참석한 후 경주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19일 통화에서 “극동포럼은 목사, 장로 등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단체”라며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기독교인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점 등을 중심으로 강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외국에서 강연을 했으나 국내에선 처음”이라며 “재임 중 추진한 4대강 사업, 경제위기 극복,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 등을 주제로 말씀을 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그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경주행’이 시기적으로 총선을 앞두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친이(친이명박)계 전·현직 의원과 청와대 수석 출신 인사들과 잇따라 가진 송년모임에서 “(총선에서) 당선자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역할을 해 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측근은 “이 전 대통령은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친이계 인사들이 의도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은 뜻을 새누리당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출마하는 친이계 의원과 예비후보가 적잖다. 이들 중 일부는 이 전 대통령의 경주 방문 때 얼굴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특강 내용이 주목된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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