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타 기업들도 동조 움직임
“일부기업 임직원 동원 공문 보내”
참여연대 “전형적 청부서명” 비판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초기 경제단체와 협회에서 민간기업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관제서명’ ‘청부서명’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는 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은 20일 오전 서울 서초사옥에서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친 후 1층 로비에 마련된 서명 부스에서 일제히 서명했다. 서명에는 삼성전자의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과 전영현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사장, 전동수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김영기 삼성전자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대거 참여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서명 후 “(경제활성화 관련) 입법이 잘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서명했다”고 말했다.
재계의 서명운동은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활성화 관련법의 국회처리 지연을 비판하며 국민들이 직접 나서 달라는 호소에 14일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해 경제단체가 호응하면서 본격화했다.
“경제활성화법 조속 처리를” 20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1층 로비에서 사장단 회의를 끝낸 삼성그룹 사장단들이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서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간 기업도 속속 동참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운동추진본부가 민간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삼성그룹에 부스를 설치하자 다른 대기업도 서명운동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서명 부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고, SK그룹은 서명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효성은 “검토 중”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LG그룹 관계자도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공식 협조요청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며 “뭐라고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17개 유관 단체가 참여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각 단체는 소속 빌딩마다 서명부를 설치해 임직원과 내방객에게 서명을 받는다.
대한상의와 추진본부 등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6만5000여명이 서명을 했다고 대한상의 측은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판도 터져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재계의 서명운동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이 회사 임직원을 강제동원하고 있다며 관련 공문을 공개했다. 공문에선 생명보험협회가 전 생보사에 공문을 보내 임직원과 내방객은 물론 보험설계사까지 서명을 받으라고 요청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통화에서 “이번 서명은 재계와 사용자단체들이 청와대와 교감 속에 스스로 이해를 관철하기 위해 펼치는 전형적인 ‘청부 서명’이자 ‘관제 서명’”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출?나기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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