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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범죄율 10년새 두배↑…사회적 배려·안전망 확보 필요

입력 : 2016-01-21 09:06:42 수정 : 2016-01-21 09: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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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노인범죄 흉포화…"노인 상실감 보듬어줄 안전망 필요"  병신년 새해 12일 충남 부여에서는 작년 7월 경북 상주에서 일어난 '농약 사이다'의 축소판인 듯한 사건이 발생했다.

최모(7)군 등 한마을 주민 세 명이 두유를 마신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다행히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들은 최군 아버지가 건넨 두유를 먹은 직후 같은 증상을 보였기에 두유의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부패해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이 마신 두유는 이웃 주민 김모(75)씨가 농사지을 때 쓰던 농약을 주입해 최군 집 앞에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누군가 자기 집에 음료를 갖다 준 것으로 생각한 최군 아버지가 아들과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변을 당한 것이다.

최씨가 20살이나 많은 자신을 험담하는가 하면 생활용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등 평소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는게 김씨의 주장이다.

이른바 '농약 사이다' '농약 두유' 사건 처럼 노인들에 의한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남 고흥에서는 70대 노인이 "욕을 하고 때리며 무시해 화가 났다"며 묘 이장 문제로 다투던 조카 2명을 엽총으로 숨지게 했다.

전남 순천에서는 작년 8월 70대 남성이 평소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이웃(62)을 살해했다. 청주에서는 같은해 11월 아파트 매각 문제로 다툰 김모(75)씨가 친동생(68)을 흉기로 찔러 구속됐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강력 범죄는 그 갈등이 오랜 시간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갈등이 장기간 누적되다 극단적인 결과물로 산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회 고령화'와 '노년층 증가'의 상관성에 주목한다. 노인 인구와 노인 범죄의 증가는 비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에 65세 이상 인구의 총인구 차지 비율이 7%를 넘는 '고령화'(aging) 사회로 이미 들어섰다.

내년에는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14%를 넘는 '고령'(aged) 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60대 이상 범죄자수는 해마다 늘었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를 보면 전체 범죄자 중 형법상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 3.3%, 2006년 4.4%, 2008년 4.9%, 2010년 6%, 2012년 6.6%, 2013년 7%로 꾸준히 늘었다.

전문가들은 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잃어가는 노인들의 상실감을 보듬어줄 안전망이 미흡하다보니 폭력적으로 반응한다고 진단하면서 특히 갈수록 노인 범죄가 흉포화 되가는 현상에 우려를 하고 있다.

창원대 법학과 류병관 교수는 "노인 세대는 법에 대한 거리감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갈등을 사회적 시스템이 아닌 개인적으로 해결하려고 해 '분노 표출형' 강력 범죄가 발생한다"며 "살인 등이 얼마나 큰 범죄이고 사회적인 문제인지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노인 범죄 해결책으로 '사회적 배려'와 '사회안전망 확보'을 우선 꼽는다.

이창배 울산대 사회과학부 경찰학 전공 교수는 노년층의 범죄 증가를 노인 인구 급증에 따른 자연적 현상으로 진단하면서 "사회적 참여와 기여의 기회 제공을 위한 배려만이 노인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화기 경북도 노인효복지과장은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며 최소한의 생계 대책 마련 등 사회안전망 확보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한국범죄심리학회 전대양 회장은 "노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다시 어린아이가 되는데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충동조절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 회장은 이어 "노인들이 주로 사는 마을의 경우 주민간 의견 충돌이나 다툼을 감정이 아닌 법의 테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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