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통신시장은 정부조차도 강력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쟁 제한적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최종적으로 SK텔레콤(이하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및 합병이 승인될 경우 이동-유선-방송-콘텐츠 등 방송통신시장의 모든 분야에 이르는 거대한 지배적 사업자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방송통신시장 독점화 ▲소비자 선택권 저해 ▲가계 통신비 부담 증가 ▲경쟁사업자 퇴출 등 국민의 피해에 대한 분석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T가 미래창조과학부의 인허가를 받아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최종적으로 인수하면, 이동통신시장의 독점적 지위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알뜰폰 등 정부의 ‘경쟁활성화 정책’을 통해 SKT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50% 밑으로 하락했지만, 이를 일시에 뒤엎게 되는 것이다.
◆SKT, CJ헬로비전 인수…이동통신시장 독점적 지위 강화하나
25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시장 순증 능력(약 2만1000건/월) 확보로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는 정부의 경쟁활성화 정책을 무력화 시키며, 통신시장의 본원적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서 이동통신 비계열 사업자가 철수했고, 이동통신 자회사 점유율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 4년간 정부가 경쟁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알뜰폰 정책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T는 "우선 일부 업체가 주장하는 요금 인상 가능성은 현재 시장 경쟁 및 정책의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자사 이익을 위해 억지로 꿰어 맞춘 일방적 주장"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서비스의 마진율’ 등의 산정을 위해선 해당 기업의 상세 재무재표에 대한 분석이 필요함에도 단순히 공시 자료를 피상적으로 분석한 것에 불과, 연구 결과에 큰 오류가 존재한다"며 "막연한 가정을 근거로 최대 54.8%까지 이동통신 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KT는 방송·초고속인터넷 시장도 사실상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역사업자인 CATV 1위 사업자와 전국사업자인 IPTV 2위 사업자간 합병으로, SKT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약 2.5배로 확대된다. 이럴 경우 업계 1위 KT와 대등한 수준의 가입자가 확보된다.
◆방송·초고속인터넷 시장도 사실상 장악하나
SKT는 23개 권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유료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지역 유료방송시장의 독점력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CJ헬로비전은 전국 78개 유료방송 권역 중 20개 권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SKT는 포화된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단숨에 가입자 점유율 4.6%를 추가, 1위 사업자인 KT에 근접한 점유율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08년 SK브로드밴드(SKB·구 하나로텔레콤) 인수·합병, 2010년 SKT 초고속인터넷 재판매 이후 유무선 결합상품 경쟁이 왜곡되어 최근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에서 이동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T가 1위(48%)를 차지하게 됐다.
SKT의 이동통신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CJ헬로비전의 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서비스를 재판매·위탁판매할 경우, 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 시장이 황폐화 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가령 CJ헬로비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결합상품 확대 및 유료방송 경품화를 한다면, 유료방송 및 초고속인터넷 시장 전체가 황폐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SKT 관계자는 "CJ헬로비전 KT망 알뜰폰 가입자가 흡수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KT망 가입자들의 동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단말기·유심칩 교환, 위약금 등 막대한 비용 이슈가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요금은 정부 승인 사항으로, 현재까지 인상된 적이 없다"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방송법에 따른 요금 상한제, IPTV는 IPTV법에 따른 정액승인제 규제를 받고 있어 사업자의 임의적 가격 인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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