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 교육부 차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긴급 브리핑에서 “이달 중순쯤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집필기준이 확정됐고, 집필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집필기준 공개와 관련, 이 차관은 “국편과 논의를 더 하겠지만 그동안 최몽룡 교수님 사태도 있었고, 현재는 (집필기준 공개가) 어렵다고 판단되고 안정적인 집필환경이 필요한 상태”라며 “비공개로 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 조금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분간 편찬기준을 공개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집필진 비공개 때와 마찬가지로 ‘깜깜이 집필’이라는 지적이 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몽룡 교수 사태는 지난해 11월 국정 역사교과서 대표 집필진으로 초빙된 최 서울대 명예교수가 성희롱 의혹 등으로 초빙 이틀 만에 자진 사퇴한 이후 집필진 신변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것을 언급한 것이다.
집필기준에는 대한민국 수립(건국절) 성격 규정, 유신이나 5·16군사정변 등에 대한 기술 등 예민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 국정교과서의 전체적인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친일, 독재 미화는 당연히 안 들어간다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일축했다.
앞서 김정배 국편위원장은 지난해 11월 4일 국정 한국사 교과서 개발 일정 등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달 중 집필진 및 심의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11월 말에 집필기준을 별도로 브리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아직 편찬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발표 시기를 12월 초로 미룬 뒤 12월 중순으로 재차 연기하고는 “올해 안에 힘들 수도 있다”며 공개 일정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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