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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가격 대비 성능 우수한 '가성비',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
#. 서울 종로구의 한 작은 빌라에서 월세로 혼자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34)씨는 대부분의 식사를 집이 아닌 밖에서 해결한다. 제대로 요리를 하지도 못하지만, 설령 요리를 해도 먹다가 반 이상 남겨 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 그러던 중 우연히 편의점 도시락을 발견,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 최근 이 도시락을 즐겨 먹는다. 김씨는 "연봉이 높지 않다보니 값비싼 외식 메뉴를 사먹긴 어렵다"며 "저가의 편의점 식품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최근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품의 온라인·모바일 상품평(상품후기)에는 이른바 '가성비'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품질·성능이 우수하다는 뜻의 줄임말이다.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가격이 낮으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는 뜻으로, '트렌드 코리아 2016'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소비자학과)가 "올해는 브랜드보다 가성비가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단어는 더 이슈가 됐다.

◆올해는 브랜드보다 '가성비'가 더 중요한 해가 될 것

끝을 모르는 연이은 불황에 가격을 꼼꼼히 체크, 소비 지출을 하는 이들이 늘면서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 생산 및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노(NO) 브랜드' 상품은 상품의 이름을 없애고 포장을 가볍게 한 뒤 ‘가격’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물티슈·버터쿠키·감자칩 등이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브랜드 이름을 없앤 뒤 가성비를 높여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는 효과를 거뒀다"며 "유통 마진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CU(씨유)가 외식사업자이자 방송인인 백종원씨와 협업, 개발한 도시락도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모든 도시락 가격이 4000원 미만인데다 반찬숫자도 최대 10가지이며, 맛도 좋아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가성비 트렌드는 외식업계도 마찬가지다. 소비 심리가 가장 많이 반영되는 외식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하나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았고, 이를 알리기 위한 외식업체들간의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무작정 가격부터 낮추고 본다? "이젠 옛말"

이전과 달리 최근엔 무조건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음식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자재 직거래 △불필요한 메뉴 조정 △효율적인 매장운영 관리를 통해 가격 거품을 줄이는 방향으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합리적인 가성비 메뉴로 입소문을 타거나 가격 거품을 빼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음식을 선보이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아모제푸드에서 운영하는 유러피안 패밀리 뷔페 ‘엘레나 키친’은 다양한 유럽식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이는 대표적인 가성비 뷔페다. 셰프들이 즉석에서 △스테이크 △생면을 사용한 파스타 △직접 반죽해 구운 화덕 피자 등 높은 수준의 요리를 제공한다.

회사 측은 "국내 외식업계가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어 각자의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가성비 좋은 메뉴를 내놓아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수제버거 시장에도 예외없이 가성비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맥도날드에서 프리미엄 수제버거인 ‘시그니처 버거’ 출시한 이후, 해외 유명 수제버거 브랜드인 ‘쉑쉑버거’의 한국 진출 소식도 전해져 관련 브랜드들 사이의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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