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일 위원장 시절부터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몰두해왔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1998년 8월 ‘대포동 1호’를 발사했다. 대포동 1호는 일본 북부 상공을 통과해 1500여km를 비행한 후 태평양에 떨어져 장거리 비행에 부분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대포동 1호를 개량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는 2006년 7월 발사 직후 결함이 발생해 인근 지역에 추락했다.
북한이 2009년 4월 쏘아올린 ‘은하 2호’의 경우 1·2단 로켓은 분리됐지만 탑재 위성인 ‘광명성 2호’는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1단 로켓은 650km, 2단 로켓은 3846km를 비행해 장거리 미사일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련 기술 축적과 ‘위성 발사 성공’을 통한 대외 과시에 고심하던 북한은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은하 3호’를 발사했다. 4월 발사는 실패했지만 12월 발사된 은하 3호는 1·2단 로켓이 정상적으로 분리되고 위성 ‘광명성 3호’(중량 100kg)가 궤도에 진입했다. 특히 주 엔진 4개와 자세제어용 소형추력기로 구성된 1단 로켓의 기술 수준이 크게 향상돼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km급 ICBM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섰다.
북한은 은하 3호 발사 직후인 2013년 여름부터 서해 동창리 발사기지 증축 공사를 시작해 기존 50m보다 10m 이상 높아진 67m의 발사대를 세웠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에는 탑재 중량과 사거리가 늘어난 새로운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밖에도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일에 처음 공개된 무수단 미사일(사거리 3000~4000km)과 지난해 10월 등장한 개량형 KN-08(사거리 1만km 추정) 등은 미국령 괌과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다만 미사일 탄두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고열과 충격을 견뎌내는 기술을 북한이 확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재진입 기술은 위성 발사로는 확보가 불가능하고 미사일수출통제체제(MTCR)에 의해 제3국 기술이전이 금지되어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중거리 미사일에 적용 가능한 재진입 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ICBM급 기술 확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관련 기술 확보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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