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1만3000㎞… 미 동부까지 사정권… 발사대 높이 이전 50m서 67m로 늘어… 핵탄두 최대 500㎏까지 탑재 가능할 듯
2012년 12월 북한의 4차 장거리 미사일(은하 3호) 발사 당시 북미항공우주방위군(NORAD)은 북한 로켓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정확한 비행거리는 공개하지 않았다. 1, 2단 로켓 추진체가 정상 분리돼 3단 로켓이 위성 궤도에 진입했다는 것은 거의 1만㎞ 가까이 날아갔다는 의미다. 앞서 군 당국은 2009년 4월 발사된 북한 장거리 미사일 2단 로켓이 3846㎞ 정도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4차 발사 때 미국은 북한이 미국 서부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대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무렵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발사대 높이는 50m였다. 올해는 발사대 높이가 67로 늘어 이전보다 사거리가 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발사한다면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1만3000㎞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미국 동부지역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다.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ICBM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진입할 때 발생하는 고열 속에서 탄두를 보호할 수 있는 재진입체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북한은 사거리 2400~5500㎞ 수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재진입 기술은 가졌으나 ICBM급 기술 확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발사 예고를 통해 주목받는 건 핵탄두 소형화 수준이다. 정부는 북한이 그동안 고폭실험과 핵실험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이번에 예고된 장거리 미사일은 핵무기 소형화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북한은 4차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 100㎏의 물체를 로켓에 탑재했지만 이번에는 보다 무거운 중량이 탑재될 수 있고, 그 한계치는 최대 500㎏ 정도가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는 최종 단계 시험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북한이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미사일 사거리 등 비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핵탄두 소형화와 결합할 경우 한국과 국제사회에는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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