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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겨냥 '성장담론' 경쟁… 그 밥에 그 나물?

입력 : 2016-02-03 18:57:02 수정 : 2016-02-03 22: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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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민생·경제 프레임전쟁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서는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경제’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경기둔화와 유가폭락, 대내적으론 수출 부진과 양극화 심화, 청년 실업률 등으로 어느 때보다 국민 살림살이가 팍팍한 상황에서 실시되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미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은 이 같은 경제상황에 발맞춰 경제 비전과 공약을 앞다퉈 발표하며 표심공략에 나섰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 김무성 대표, 김희정 의원(왼쪽부터)이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대 국회의원 선거 여성 예비후보자 대회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이재문 기자
새누리당은 4일 ‘따뜻한 성장론’을 전면에 내세운 총선 경제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지난 1일 총선 경제공약의 중심 기조가 될 ‘더불어성장론’을 내놓았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의 지론인 ‘공정성장론’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총선이 70일 남았는데 아직도 선거법이 확정되지 않아서 매우 안타깝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선 비상대책위원, 김 위원장, 이종걸 원내대표.
이재문 기자
여야 모두 민생을 겨냥한 형용사(따뜻한, 더불어, 공정한)와 성장론을 결합한 공약 기조를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과거와 달리 성장이냐 분배냐는 이분법적 대결구도는 많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조점은 조금씩 다르다. 새누리당의 따뜻한 성장은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 등과 같은 민생중심 정책과 기업 성장 잠재력 제고 등의 경제활성화 정책을 포괄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서도 어려워진 민생경제를 감안해 관련 맞춤형 공약을 대거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실패하면 빚더미에 앉는 창업 현실과 창의력보다는 안정된 일자리에 몰리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빚 없는 청년창업’ 등의 공약이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5일 김정훈 정책위의장을 본부장으로 민생 119본부·정책홍보단 등이 참여한 공약개발본부를 발족시켜 관련 공약을 준비해왔다.

반면 더민주의 더불어성장론은 노동자의 임금인상을 통해 가계소득이 증대되면 소비와 투자가 확대되고, 내수경기가 활성화된다는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여기에 공정경제와 선도경제, 네트워크 경제라는 세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청년 일자리 70만개 창출 △셰어하우스형 공공임대주택 5만개 제공 △동일노동·동일임금 및 사유제한제 도입 등의 공약을 올려놓겠다는 구상이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3일 미국 민주당 경선의 ‘버니 샌더스 돌풍’을 거론하며 더불어성장론의 일부 내용을 업그레이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설연휴 직후 직접 업데이트된 총선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오른쪽 두번째), 천정배 공동대표(오른쪽)가 3일 오전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전날 창당대회를 가진 국민의당은 이날 서울 시내 주요 시장을 돌며 민생 행보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의 공정성장론은 공정한 제도가 만들어져 기업들이 혁신하고 성장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임금 또한 인상돼 소비와 투자가 확대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중견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국가적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재벌 체제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재편하는 것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와 항공우주, 지식정보 산업 등을 신산업군으로 지정해 국가적으로 집중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여야가 앞다퉈 경제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3당의 공약이 내용상 별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성장론과 공정성장론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잡겠다는 유사 공약이며, 새누리당의 따뜻한 성장도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기는 했지만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연세대 김영세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정당의 기본적 목표는 집권인데, 특색을 강조해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면 표심을 잃기 마련”이라며 “정당 목표인 집권에 맞춰 정책을 짜기 때문에 경제정책이 비슷한 ‘무색무취’가 됐다”고 꼬집었다. 재분배 측면만 강조하면 진보 성향 유권자는 흡수할 수 있지만 보수나 중도층이 멀어지고, 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 역시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서강대 남준우 경제학부 교수도 “현 정부도 집권 초기에 경제민주화 기치를 내걸었는데 못 지키지 않았냐”며 “공약의 차별화 여부를 떠나서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진·안병수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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