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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12번…199위에서 미국의 연인이 된 톰 브래디

입력 : 2016-02-10 09:53:00 수정 : 2016-02-04 17: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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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의 스포츠+]

◇전설의 유니폼 넘버, 12번의 주인공…①'미국의 연인' 쿼터백 톰 브래디

미국인이 가장 즐기는 프로스포츠는 미식축구이다. 미국외 지역에선 자기들만의 동아리 활동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에서만큼은 미식축구가 절대적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구장에서 그다지 날씨에 개의치 않고 경기를 한다. 

학교의 인기남도 미식축구 스타이다.

미국대학간 미식축구 경기는 대규모 동창회이자 원시시대 부족간 대결에 앞서 전의를 불태웠던 장면을 연상시킬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미식축구 스타들에게는 '최고의 인기남' '부자' '유명인' 등 각종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축구에선 골을 많이 넣는 이가 최고스타이지만 미식축구는 득점하도록 만들어 주는 쿼터백의 위치가 절대적이다.

쿼터백은 지휘자이자 컴퓨터 공학자, 아이돌 그룹의 리더이다.

감독이 경기를 조율하지만 이를 실현에 옮기는 현장 책임자가 쿼터백이다. 수만번 연습해도 실전 때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쿼터백은 이때 임기응변을 발휘해야 한다.

상대 태클에 넘어지지 않는 힘, 상대 돌진을 피하는 스피드, 판단력, 패스를 정확히 전달하는 세밀함, 보다 빠르게 멀리 던질 수 있는 어깨 등 모든 것을 갖춘 이가 쿼터백이다. 

▲ 조 몬태나-테리 브레디쇼와 더불어 슈퍼볼 4회 우승, 몬태나와 함께 슈퍼볼 MVP 3회

NFL(프로미식축구)팀은 모두 32개팀이다.

이들팀 중 최고를 가리는 경기가 슈퍼볼(Super Bowl)로 매년 1월말에서 2월초 일요일에 열린다.

NFC(내셔널콘퍼런스)과 AFC(아메리칸콘퍼런스) 우승팀끼리 격돌하는 NFL결승전(단판승부)으로 1967년부터 시작됐으며 단일 경기 중 매출, 광고료 등에서 단연 세게 최고이다.

(축구의 월드컵 결승전은 월드컵이라는 전체 묶음에 들어있어 슈퍼볼과 비교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슈퍼볼 우승회수는 그 팀의 실력과 전통을 말해준다. 선수 역시 슈퍼볼 우승회수, 출전회수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진다.

비교는 뭐하지만 축구의 월드컵 우승회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면에서 톰 브래디는 으뜸이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쿼터백 톰 브래디는 2001, 2003, 2004시즌에 이어 2014시즌에서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다.

슈퍼볼을 4번 들어올린 쿼터백은 샌프란시스코 49ers의 조 몬태나(1981,84,88,89년)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테리 브레디쇼(1974,75,78,79년), 그리고 톰 브래디 3명뿐이다.   

또 슈퍼볼 MVP를 3차례 차지한 이도 조 몬태나(1981,1984,1989년)와 브래디(2001,2003,2014년) 단 두명이다.

▲ 질그릇 '톰 브래디'

톰 브래디는 질그릇같은 선수이다. 처음에는 그다지 빛나 보이지 않지만 갈수록 무게를 더해 나가며 사람이 가장 오랫동안 사랑하는 물건처럼.  

아일랜드계인 브래디는 미시건 대학을 나와 2000년 드래프트 6라운드, 전제 199번째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지명받았다. 사실상 유망주가 아닌 백업멤버 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뽑은 선수였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뒤 지금까지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빌 벨리칙 감독이 용광로에 집어 넣어 결코 부러지지 않는 명품 도자기 수저로 만들어 놓았다.

이를 보답이나 하듯이 톰 브래디는 15년이 넘도록 뉴잉글랜드를 떠나지 않고 있다.

2015시즌 연봉이 900만달러(105억원)로 그의 명성과 팀 기여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현역 쿼터백 중 브래디의 라이벌이라는 덴버 브롱코스의 페이튼 매닝이 1900만달러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여기에는 톰 브래디의 질그릇같은 투박하고도 따뜻함이 있다.

자신에게 많은 연봉을 줄 경우 샐러리캡(총액연봉상한제)여유가 많지 않은 소속팀 사정(유망주 확보 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스스로 몸을 낮췄다.

▲슈퍼모델 대명사 지젤 번천과 결혼

톰 브래디는 '미국의 연인'이라는 애칭답게 미식축구팬들은 물론 여성들의 사랑도 한몸에 받고 있다.

늘씬하고 체격좋고 잘 생긴데다 돈까지 많으니 자연스런 현상이다.

브래디는 2009년 슈퍼모델의 대명사인 브라질 출신 톱모델 지젤 번천(36)과 결혼했다.

배우 브리지트 모나한 사이에 아들을 둔 브래디는 2006년 번천과 만나 열애에 빠졌다.

180cm의 지벨 번천은 16살때인 1996년 모델계에 데뷔해 1999년 최고의 패션잡지 중 하나인 보그지 표지모델, 이후 최고만이 할 수 있다는 빅토리아시크릿, 크리스찬 디올, 불가리 모델로 활동했다.

번천은 매년 4000만달러(480억원)이상을 벌어들이며 가장 돈많은 모델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5년 4월, 모델은퇴를 선언한 번천은 2015년에도 44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모델 수입랭킹 1위 자리를 고수한 슈퍼 모델 중 으뜸이다.

톰 브래디는 번천과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이따금 불화설이 흘러 나오고 있지만 두사람 모두 이를 부인했다.

톰 브래디는 경력면에서도 NFL최고, 인기에서도 최고, 팀을 배려하는 면에서도 최고이다. 여기에 세계최고 모델을 사로잡았으니 일과 사랑 모두 최고자리에 올라선 슈퍼스타이다.

그렇기에 그의 12번이 더욱 사랑받고 있다.

톰 브래디가 은퇴하면 그의 12번은 틀림없이 영구결번 될 것이다. 뉴잉글랜드는 이미 영국결번 번호가 8개나 돼 자리가 비좁지만.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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