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과자 퇴출 시스템 도입도
노조 “독재적 개악” 투쟁 예고 금융가에서 노사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민간 금융기관 수장들이 금융공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저성과자를 퇴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성과주의 확산과 정부의 노동개혁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금융노조는 ‘독재적 개악’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는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대표자 회의를 열어 ‘성과주의 확산을 포함한 노사 현안사항 보고 및 2016년도 산별 임금단체협상 교섭방향’을 논의했다. 사용자협의회는 17개 은행을 포함한 34개 기관(금융공기업 9개 기관 포함)이 회원인 사용자 단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산별 임단협을 하며, 각 은행 노조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사측과 개별 임단협을 벌이게 된다. 사용자협의회가 대표자 회의를 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CEO들은 또 개인별 성과와 상관없이 같은 금액이 나오거나 팀이 잘하면 개인이 못해도 높은 성과급을 받는 구조도 고치기로 했다. 이들은 또한 은행권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점을 들어 올해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높은 초임 수준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됐다.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졸 신입행원 초임은 평균 4257만원으로 일본(2411만원)보다 76% 많다.
또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를 거친다는 것을 전제로 저성과자를 추려 퇴출할 수 있는 인사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저성과자에게 교육훈련 등으로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뒤 개선효과가 없을 경우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인사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사용자협의회는 성과주의 도입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조만간 금융노조에 제안하기로 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금융산업 전체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는 모든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분쇄하기 위해 총력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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