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관련 질환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가 향후 20년간 약 2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1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경북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김수영 교수팀이 관세청의 석면 수출입 통계 데이터와 통계청의 사망 원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대기환경 분야 국제학술지인 '토털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실렸다.
김 교수팀은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중피종·석면침착증 등 석면 관련 질환의 사망률을 산출했다. 여기에 현재 국내 석면 잔류 현황 등을 고려해 석면으로 인한 사망률을 예측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 2014년부터 2036년까지 1942명이 석면 관련 질환으로 숨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 석면 관련 사망자의 대부분(96%)은 중피종 환자일 것으로 추정됐다. 석면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4년 이후 해마다 늘어나다가 2020년(약 140명 사망 예상)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석면은 폐암도 유발하지만 폐암은 석면보다 흡연이 주요 요인이다"며 "석면에 노출돼 폐암에 걸려 생명을 잃은 사람은 석면 희생자 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폐암 사망자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20년간 석면으로 인한 희생자 숫자는 2000명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석면 관련 사망자의 96%을 차지하는 중피종은 폐·심장·간 등을 둘러싸고 있는 막(膜)의 표면에 종양이 발생하는 암이다. 중피종은 석면 노출이 주원인이며, 국내 사망자 중 약 70%가 남성이다.
국내에서 중피종 사망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최근 5년간(2009∼2013년)의 중피종 사망자는 총 268명으로 직전 5년(2004∼2008년)에 비해 45%나 증가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유해 물질이다. 국내에선 1990년대까지 건축 분야에서 널리 쓰였다. 1990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돼 유해물질로 지정된 후 사용 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으며,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한편 석면에 노출된 후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생 위험이 수십 배로 높아지므로 석면 노출이 의심된다면 금연은 필수다.
헬스팀 김봉수 기자 bs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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