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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진실 드러날 은행권 'CD 금리' 담합 의혹 사건은

입력 : 2016-02-16 10:49:27 수정 : 2016-02-16 10: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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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일부 혐의 인정 잠정결론"…전원회의서 최종 판단
은행연합회 "담합 없었고 적극 소명하겠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혐의가 일부 인정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은행권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담합 의혹사건'은 2012년 7월 불거졌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10여 곳을 대상으로 진행된 공정위의 조사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은행권을 정조준해 신중하게 진행됐다.

은행권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뿐만 아니라 뚜렷한 물증없이 섣불리 결론을 냈다가는 역풍을 맞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었다.

지난 1일 은행권에 CD 금리 담합이 예상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보낸 공정위는 내달 초까지 은행권의 소명을 들은 후 전원회의를 소집해 담합 여부에 대한 최종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 3년7개월이나 걸린 CD 금리 담합 의혹 조사



공정거래위가 담합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은행의 CD 금리 담합 사건'은 2012년 7월 공정위가 9개 은행과 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은행들의 3개월 만기 CD 금리를 조사하면서 시작됐다.

CD 금리는 코픽스(COFIX)가 2010년 도입되기 전까지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대출을 할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로 사용됐다.

CD 금리가 조작됐다면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은 이득을 챙기고, 돈을 빌리는 소비자는 그만큼 피해를 본 셈이어서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조사착수 당시만 해도 금방 해결될 듯 보였다.

일부 금융회사가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를 적용받으려고 밀약 사실을 제보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조사가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융당국이 공정위의 조사에 내심 불편한 입장을 내비치고, 시중은행들이 '담합은 없었다'고 적극적으로 반발하면서 조사는 어렵게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가 전문 영역이 아닌 분야에서 잘못된 제보에 의존한 채 헛다리를 짚은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게다가 2013년 7월 법원이 보험사 간 공시이율 정보를 공유한 것이 담합이 아니라고 결정하며 공정위에 패소판결을 내리고, 이듬해 은행의 CD 금리 담합에 대해 제기된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은행 편을 들어준 것도 공정위가 결론을 내는 데 부담스러운 걸림돌로 작용했다.

공정위는 그러나 2013년 9월과 12일 금융투자협회를 대상으로 2차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2014~2015년에도 잇따라 추가 조사를 벌이는 등 조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외부의 비판에도 끈질기게 의혹 규명 작업을 이어갔다.

이런 조사를 토대로 공정위는 작년 9월 무렵 은행들의 담합에 일부 혐의가 인정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후 지난 1일 관련된 심사보고서를 은행권에 전달했다.

공정위는 내달 7일까지 은행들로부터 의견서를 받고 나서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과징금 규모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공정위는 은행들이 CD 금리 담합으로 얻은 부당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 공정위 제재절차 착수…은행권 "담합 없었다" 기존 입장 고수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행정지도를 벗어난 수준의 CD 금리 담합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정위는 다만 "현 시점에서 은행들의 법 위반 및 과징금 부과 여부, 심의 일정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경제 활동을 하는 모든 국민을 고객으로 둔 주요 시중은행들이 자신들 입맛대로 금리 수준을 짬짜미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힘들게 쌓아온 한국 금융에 대한 국제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특히 저금리로 은행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가 세계 경기 침체로 국내 은행산업뿐 아니라 산업 전체가 어려움에 처한 내우외환의 경제 상황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섣불리 결론을 냈다가는 엄청난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공정위의 CD 금리 담합 의혹 조사에 대해 애초부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CD의 발행ㆍ유통과 금리결정 과정 등은 금융위원회가 관장하는 분야로, 공정위가 금융회사들의 '밀약'을 밝혀내면 화살은 결국 금융위로 날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다년간의 조사 끝에 금융감독원이 과도하진 않았지만 관련 행정지도를 내렸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혹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정위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진행하는 조사라서 견해를 밝히기 어렵다"며 "다만 담합 쪽으로 결론이 나면 시장에 미칠 충격이 걱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담합 사실이 없었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고수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을 사원회사로 둔 전국은행연합회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은행권은 CD 금리를 담합한 사실이 없다"며 "공정위 조사에서 이를 적극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시중은행 담합 의혹 'CD 금리'란



양도성 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를 뜻하는 CD는 은행이 양도 가능한 권리까지 부여해 발행하는 증서다.

일반적으로 은행이 채권처럼 자금조달을 위해 투신사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다.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개인들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적용받아 가입한다.

만기는 30일 이상이다. 주로 91일(3개월물)이나 181일(6개월물) 금리가 단기금리의 기준금리로 활용됐다.

은행들은 상당 기간에 걸쳐 이런 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가계대출 금리를 정해왔다.

기초금리인 CD 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은행들이 이자수익을 높게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CD 금리는 10개 증권사가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한 유통 금리에서 최상·최하위 값을 뺀 나머지 8개값을 평균해 산정한다.

CD는 다른 정기예금증서와 달리 만기 전에 다른 투자자에게 팔 수 있다.

CD 매매를 위해 은행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고 특별한 매매절차도 없다.

따라서 발행 주체인 은행은 중간 유통과정을 확인할 수도 없고, 최종 소지자에게 예금액을 지급할 뿐이다.

담당자들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리를 고려해 '이 정도가 적정하겠다'고 적어내는 방식으로 운영돼 담당 금융기관의 재량이나 암묵적 짬짜미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의혹 속에 은행의 시장성 CD 발행은 2008년 말 20조원에서 2009년 말 13조6천억원, 2010년 말 6조6천억원, 2011년 말 3조2천억원으로 급감했다.

금융당국은 CD 금리 담합 논란이 이어지자 2012년 12월 CD 금리를 대체할 금리 체제로 단기 코픽스를 도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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