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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정서’ 소리로 풀어낸 임권택의 명작

입력 : 2016-02-19 20:25:35 수정 : 2016-02-19 20: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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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한국영화특선 ‘서편제’ 21일 오후 11시 EBS ‘한국영화특선’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명작 ‘서편제’를 방영한다.

1960년대 초 전라도 보성 소릿재, 동호(김규철)는 소릿재 주막 주인의 판소리를 들으며 회상에 잠긴다. 그곳에서 유봉(김명곤)은 소리품을 팔기 위해 어느 마을 대갓집 잔치집에 불려와 동호의 어미 금산댁(신새길)을 만난다. 이들은 유봉이 데리고 다니는 양딸 송화(오정해)와 함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유봉은 소리품을 팔면서 송화에게는 소리를, 동호에게는 북을 가르치며 소리꾼과 고수로 한 쌍을 이뤄 자라도록 한다.

21일 오후 EBS ‘한국영화특선’에서는 개봉 당시 국민적 신드롬을 일으켰던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를 방영한다.
EBS 제공
동호와 송화가 친오누이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지내지만 금산댁은 아기를 낳는 과정에서 죽고 만다. 이후 소리를 즐기는 사람들이 줄고 궁핍한 생활 속에서 살던 동호는 어미 금산댁이 유봉 때문에 죽었다는 생각에 집을 나간다. 유봉은 송화가 그를 따라갈까봐, 그리고 소리의 완성에 집착해 약을 먹여 송화의 눈을 멀게 한다. 점점 눈이 멀어가는 딸을 돌보던 유봉은 죄책감에 시달린 끝에 눈을 멀게 한 것이 자신임을 밝히고 숨을 거둔다. 몇 년 후 유봉과 송화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들을 찾던 동호는 어느 이름 없는 주막에서 송화를 만난다. 송화는 아비와 똑같은 북장단 솜씨를 가진 그가 동호임을 알아채지만 또다시 이별의 길을 떠난다.

소설가 이청준의 원작 ‘서편제’ 일부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이 한국 전통예술에 관심을 보인 첫 영화이기도 하다. 당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담론과 맞물려 서울 관객만 100만명을 넘어 국민적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황톳길 위의 장면은 ‘한의 정서’를 영상미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판소리를 전문적으로 익힌 김명곤과 오정해의 연기와 설득력 있는 플롯, 연출력은 개봉 당시나 지금이나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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