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지으며 "정부 노력하지만 근본한계…자조섞인 생각도"
"맞지 않는 노동시장 옷입고 고통…환자에 약 먹지 말라니 말이 되나"
책상을 치는 것처럼 손 올렸다 내리는 제스처도 반복 "정말 자다가도 몇 번씩 깰 통탄스러운 일입니다."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격정 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
박 대통령은 24일 20분간의 국민경제자문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많이 일자리를 늘려 어떻게 하면 청년들, 중장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뻔히 알면서 법에 가로막혀 그것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주제가 일자리 중심의 국정운영 강화인 만큼, 박 대통령의 발언은 자연스럽게 쟁점법안 처리 문제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건 정말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기가 막힌 현상들"이라며 "1천400여 일 전에 법이 통과됐다면 지금 서비스산업 일자리는 제조업의 몇 배가 되는데 많은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을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뭣 때문에 1천400일이 넘는 동안에도 이 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통과시키지를 않고 지금도 통과시킬 생각이 없고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응?"이라며 "도대체 어떻게 나라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물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그래서… 하여튼…"이라며 한숨을 쉬어가며 "이제는 그 국정운영 기조를 일자리 중심으로 우리가 더 강화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렇게 해야만 된다는 걸 다 알고 있는데 국회가 다 막아놓고 어떻게 국민한테 또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느냐는 이거죠"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10초 정도 말을 잇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은 세계가 저성장의 어려움을 겪는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얼마든지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고 청년뿐 아니라 장년들 일자리도 늘릴 방안을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말하자면 시대에 맞지 않는 노동시장 옷을 입고 너무나 고통스럽게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거기에 맞는 옷을 지어놓고, 이것을 바꿔 입어야 한다고 하고, 고통스러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전도 약도 오랫동안 잘 노력해서 만들어 놓고, 환자가 들 수 있도록 준비해놓았다"라며 현재의 노동개혁 추진 배경을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이 가로막아 '이 옷을 입지 마라. 이 약도 먹으면 안 된다'고 해서 계속 맞지 않는 옷을 껴입은 사람은 고통스럽다"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있는데, 시대에 전혀 맞지 않는 노동시장을 변화시키고 개혁시키지 못하면서 또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을 가로막으면서 어떻게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 있겠냐 하는 자조 섞인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초점이 20대 총선에 맞춰져 있는 국회를 겨냥해 언급할 때, 책상을 치는 듯이 손을 올렸다 내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민생법안 입법촉구 서명운동에 대해 두 차례나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엄동설한에 많은 시민이 나서서 그 고운 손을 불어가면서 서명을 하겠느냐", "영하의 날씨에도 입법 촉구에 서명한 국민들이 어느새 14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어쨌든 한 명이라도, 아니 한 명이라도가 아니라 일자리를 원하는 젊은이들은 다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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