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압류차량 455대 밀수출 3개 조직 적발

관세청·경찰, 6개월간 특별단속 / 7명 구속… 도주한 총책 2명 수배

도난차나 압류차 등 정상적인 수출이 어려운 127억원 상당의 중고차 455대를 해외로 불법 수출한 일당이 적발됐다.

관세청과 인천지방경찰청은 작년 9월부터 최근까지 차량 밀수출 특별기획단속을 벌여 3개 조직, 10명을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 통관 담당 차모(47)씨 등 7명을 자동차 밀수출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구속하고, 김모(4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도주한 밀수출 총책 김모(41)씨와 장모(44)씨는 지명수배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과 함께 행방을 쫓고 있다.

이들 일당은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중고차 455대를 컨테이너에 실어 선박 편으로 해외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밀수출한 차량 가격은 총 127억원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폐차 직전 차량을 말소등록한 뒤 수출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세관에 신고했다. 이어 수출신고 차량 대신 밀수출 차량을 컨테이너에 실어 선박 편으로 반출했다. 중고차 수출물량이 연간 10만∼20만대에 달해 컨테이너에 실리면 세관이 모두 개봉 검사를 할 수 없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생활정보지, 길거리 현수막, 인터넷 광고를 보고 정상거래가 어려운 차량을 시세의 40∼50%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차량은 대부분이 도난·압류·근저당설정·체납 등으로 말소등록이 어려워 수출이 불가능한 중고차였다. 압류된 차가 168대로 가장 많았고 대포차(53대), 리스차(45대), 도난차(42대), 저당권 설정 차(36대) 등의 순이었다.

리스차 이용자가 허위 도난신고를 하고서 해당 차량을 밀수출 일당에게 팔아넘긴 사례도 확인됐다. 람보르기니(1억5000만원)와 아우디(1억4000만원) 같은 고가의 외제차도 밀수출 차량에 포함돼 있었다.

이번 밀수출 차량은 리비아(38%)와 요르단(33%) 등 주로 중동지역으로 팔려갔고, 필리핀(12%)과 러시아(9%)로도 일부 나갔다.

세종=박찬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