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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신드롬 이후 사소한 일상 소중함 실감”

입력 : 2016-02-29 21:01:15 수정 : 2016-02-29 22: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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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 고려대서 강연 “사소한 일상의 질서가 복원되는 사회입니다.”

인기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는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내놓은 답은 바로 ‘일상’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삶이 망가졌다’고 느끼는 건 바로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열린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다.

윤 작가는 강연 중 “제가 요즘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일상이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유지되는 건지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명 드라마의 성공, 만화책 ‘미생’ 판매량 230만부 돌파 등 성공을 거둔 뒤 “일상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인기웹툰 ‘미생’으로 큰 인기를 얻은 윤태호 작가가 29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열린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윤 작가는 새학년을 맞은 아들이 아버지가 미생의 작가임을 친구들에게 일부러 숨긴 에피소드를 전하며 “애가 ‘유명 작가의 아들’로서 친구와 사귀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숨기고 다녔는데 곧 학급 전체에 알려졌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최규석 작가의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 ‘송곳’과의 비교에 평상심이 균열되면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송곳’은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벌이는 투쟁을 담은 작품이다. 방영 당시 두 작품을 비교하는 기사나 평론, 독자 반응 등에서 ‘미생이 관료제의 상위에 있는 사람을 옹호·미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윤 작가는 “두 작품을 비교한 글은 있는 대로 모두 모을 정도로 노이로제에 걸렸고, 분명히 ‘미생’과 ‘송곳’은 다른 얘기인데 이를 비교하는 이야기 때문에 제 안에서 수시로 화가 나더라”고 당시 심정을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가 대기업을 나와 중소기업에서 고군분투하는 새 시즌 ‘미생-파트2’에 관한 소감을 곁들였다.

“일반 직장인의 경우 시즌1 때 강조했던 ‘노동이 숭고하다’는 부분에 대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고 여겨 시즌2부터는 기름기를 싹 빼고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그리고 있다”며 “그런데 ‘재미없다’는 평이 많아 요즘 아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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