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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지원 2000만원… 그래도 안 낳는다

입력 : 2016-03-07 18:32:54 수정 : 2016-03-08 16: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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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장려금 껑충… 신생아 증가·인구 유입 효과 미미
수혜 조건 까다롭고 대부분 분할 지급… “그림의 떡”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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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출산장려금 지원정책’이 단체장 홍보용으로 전락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일시불로 주지 않고 매월 수십만원씩 최대 20년 가까이 분할·지급하는 등 정작 필요할 때 도움이 되지 않아 ‘그림의 떡’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지자체들이 2007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출산장려금이 매년 인상되면서 최고 금액이 2000만원에 이르는 곳까지 생겨났다. 현재 출산가정에 아이 1명당 1000만원 이상의 장려금을 주는 지자체는 20여곳에 달한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출산장려금을 주고 있지만 실제 신생아수는 늘지 않거나 줄어드는 등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2012년부터 출산장려금을 지급해온 전남 나주시는 지난해에만 2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신생아수는 2012년 691명에서 2013년 680명, 2014년 655명으로 매년 20∼30명 감소했다. 출산장려금이 인구 유입이나 출산율을 높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상당수 단체장은 출산가정을 직접 방문해 고액의 양육증서를 전달하는 등 홍보에만 매달리고 있다. 지자체들이 매년 출산장려금을 올리면서 2000만원 시대를 맞았지만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대부분 5년 이상 분할 지급하는 바람에 출산가정의 불만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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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은 출산장려금을 19년간 나눠 지급하고 있다. 셋째아이를 낳은 가정의 경우 출산장려금(1200만원)으로 출산 시 일시금 210만원을 받은 후 나머지는 고교 졸업 때까지 매년 30만∼40만원씩 나눠서 받게 된다.

지자체들은 출산장려금만 받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 분할 지급을 확대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예비산모들은 정작 필요할 때 출산장려금을 받지 못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출산장려금이 애초 기대와 달리 효과를 내지 못하자 20여곳의 지자체는 이를 폐지하거나 축소했다. 광주 동구청은 2010년 전국 도시권에서 최초로 셋째 아이 이하 출산가정에 10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주는 조례를 제정했다. 예산은 매년 11억∼13억원에 달했다. 그렇지만 신생아수가 일시적 증가에 그치자 시행 5년 만인 2014년 8월 출산장려금 조례안을 폐지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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