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얼굴 보고 가고싶다"
김 대표는 8일 오전 대구 신천동 더민주 대구시당을 찾아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명분에 사로 잡혀서 이같은(홍의락 의원 컷오프) 사례를 남기게 돼 매우 죄송스럽다"며 "대구에 후보로 내세울 인적자원을 확보 못하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서 최종적으로 판단할테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 자리에는 김 전 의원을 비롯해 정기철(수성을)·김동열(중남구) 예비후보, 조기석 대구시당위원장이 참석했다. 다만 홍의락 의원은 함께 하지 않았다. 당에서 면담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불참했다.
김 대표는 "홍 의원은 대구를 공략해 이번 선거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영입한 비례대표"라며 "제가 오기 전에 시스템 공천이라고 만들어놓은 규정에 의해 컷오프를 했는데, 저는 (홍 의원이) 포함됐는 지도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봉투를 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당 혁신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열어야 한다고 했다"며 "봉투를 열었더니 오늘 같은 상황이 초래됐고, 지금 여러가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부겸 전 의원은 "홍 의원이 대표님의 말을 (직접) 들었으면 좋았을텐데"라면서 조기석 시당위원장에게 "대표님의 뜻을 정확히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홍 의원에게 내가 얼굴이라도 보게 오라고 해달라"고 했다.
그는 "대구는 야당의 불모지"라며 "지역구가 10개 이상인데 3명의 예비후보만 등록돼있고, 사람을 내보낼 인적자원이 확보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에서 야당으로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왠만한 용기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중앙당에서 지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할테니, 그런 것을 참작해 열심히 해달라"고 덧붙였다.
김부겸 전 의원은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정말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며 "그런데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구를 방문한 목적에 대해 "야당의 불모지와 같은 곳에서 우리 더민주 후보들을 격려를 해드리고, 이번 4·13총선에서 그동안 이곳에 전무했던 의원을 배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총선에서 기필코 김부겸 의원이 당선돼 중앙 무대에서 대구를 대변하할 수 있는 발판을 유권자들께서 만들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대구 지역 기자간담회에 참석 했다. 이 자리에서도 홍 의원의 구제에 대한 의사를 거듭 시사했다.
김 대표는 "당의 전략상 지금 뭐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내가 어느 정도 재량권을 갖고 있다"면서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할 사안이니 조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은 "어쨌든 김 대표가 홍 의원을 만나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총괄적으로 말을 했다"면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이 문제를 잘 풀어서 정치인의 상처를 감싸안으면서 지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고 홍 의원을 지원사격했다.
김 의원은 웃으며 "대표님, 제 해석이 과도했나요"라고 물었고, 김 대표는 이에 "아니다.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컷오프 의원의 구제를 위한 당규 개정 작업의 구체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그것은 미리 설명 못드린다"면서 "최종 판단 결과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더민주 대구시당에는 8~9명의 홍의락 의원 지지자들이 모여 연신 '홍의락'을 연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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