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맛으로 많은 이를 유혹하는 초콜릿.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초콜릿에 의학적인 효능이 있다고 믿고 있다.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암을 치료하며, 수명을 연장시키는 등 만능통치약 수준이다. 초콜릿을 둘러싼 수많은 미신에는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것일까? 초콜릿의 진실을 해외 매체 메트로가 10일(현지 시간) 전했다.
1. 수명을 연장한다?
초콜릿이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영국 의학 저널에 실린 내용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영국 노퍽 지역의 2만1000명의 주민을 10년간 조사했더니 초콜릿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이 심장병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왔다.
반면, 하버드대학의 하워드 르윈 박사는 이러한 주장에 반기를 든다. 그는 “초콜릿을 자주 먹는 사람이 심장에 좋은 다른 건강한 음식도 먹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미미하지만 이왕 초콜릿을 먹는다면 반드시 다크 초콜릿을 골라야 한다. 의학자들은 심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 초콜릿 속 코코아라고 분석한다.
2.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주 초콜릿을 찾는다. 그간의 실험 결과는 이러한 행동에 합리성을 더해준다.
2009년에 행해진 실험 결과 2주간 40g의 다크 초콜릿을 먹은 참가자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내려갔다. 2014년 60명을 대상으로 한 초콜릿 실험은 더 세부적이다. 2주간 참가자들에게 각각 40g의 화이트 초콜릿, 밀크 초콜릿, 다크 초콜릿을 먹게 했더니 밀크 초콜릿과 다크 초콜릿을 먹은 참가자들의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가장 컸다. 스트레스 해소 목적이라면 쓰디 쓴 다크 초콜릿 대신 달달한 밀크 초콜릿을 선택해도 좋겠다.
3. 암을 치료한다?
초콜릿이 암을 치료한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 제한된 동물 실험에서 코코아를 많이 함유한 식단이 장암을 예방할 확률이 높다는 결과만 있었을 뿐. 따라서 초콜릿에 항암 효과를 기대해선 안 된다.
4. 똑똑하게 만든다?
초콜릿은 수험생들의 단짝 친구와 같다.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40년간의 추적 조사에 따르면, 초콜릿을 자주 먹는 사람들은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높았다.
다만, 아쉽게도 이 또한 확실하지 않다. 해당 조사 방식으로는 초콜릿과 기억력 사이에 선후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초콜릿을 먹어서 기억력이 좋아진 건지,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이 초콜릿을 자주 먹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또한, 초콜릿이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얼마만큼의 양을 먹어야 하는지도 미지수. 초콜릿 속 카페인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추측만 있을 뿐이다.
5. 영양가가 높다?
정말일까? 101g의 다크 초콜릿은 하루 철분 섭취 권장량의 44%를 포함한다. 하지만 동시에 포화 지방은 권장량의 126%다. 다시 말해 다크 초콜릿으로 하루 철분 섭취량을 모두 채우려면 동시에 포화 지방은 300%를 넘기게 된다는 소리다. 과연 이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
영양학자들은 초콜릿이 몇몇 건강상의 이득이 있다 해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초콜릿 속 순수 코코아 성분이 몸에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판 초콜릿에 함유된 설탕, 지방은 비만 등 여러 질병을 야기하기 때문. 프랭키 필립스 박사는 “초콜릿은 설탕과 지방 때문에 칼로리가 무척 높다. 많은 양을 섭취하면 비만이 올 수 있고 암, 심혈관계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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