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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그린 인공지능은 어떤 모습

입력 : 2016-03-14 11:10:26 수정 : 2016-03-14 1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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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최고수 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에 3연패 하면서 '인간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비록 13일 거둔 첫 승리에 이어 15일 제5국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인간의 2-3 패배다.

경우의 수가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도 많을 정도로 복잡하다는 바둑에서도 인공지능의 우위가 확인된 셈이다.

인공지능이 계산만 잘하는 헛똑똑이가 아니라는 인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관련 영화를 통해 인류에게 각인됐다.

이번 알파고 쇼크를 계기로 대중이 인공지능의 능력과 발달 가능성에 고무되면서도 인류에 미칠 해악을 우려하는 이유도 인공지능 영화를 통한 학습효과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대세


그간 공상과학(SF) 장르의 영화에서 인공지능은 대체로 인간을 지배하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그려진다.

공상과학 영화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는 '할9000'(이하 할)이라는 원조격인 인공지능이 등장한다.

지금으로부터 47년 전에 세상에 나온 이 영화는 우주를 탐사하던 우주선 디스커버리호에서 인공지능 컴퓨터의 반란으로 재난이 발생하는 내용을 담았다.

인간과 체스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할은 돌연 인간을 해치려는 계략을 꾸민다. 인간의 감정을 읽어내고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는 할은 기체 이상이 발견됐다며 승무원 둘을 내보내고 나서 문을 닫아버린다.

우주선장이 문을 열라고 명령하지만, 할은 냉혹하게 거부한다. 이렇게 섬뜩한 인공지능의 반란은 훗날 여러 공상과학 영화에서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이후 '터미네이터' 시리즈(1984∼2015), '매트릭스' 시리즈(1999∼2003),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등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부정적인 측면이 극단화한 암울한 미래상)를 그린 영화들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인기 비결은 화려한 액션에 있지만, 이들 영화 모두 인공지능이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비극적인 미래상을 배경으로 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스카이넷'은 미래 인류를 공격하는 위협적인 존재로, '매트릭스' 속 인공지능 '아키텍트'는 세계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인류의 실질적 지배자로 그려진다.

지난해 국내에서 약 1천50만명이 관람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외계 생명체의 침입을 막으려고 만든 인공지능 '울트론'이 외려 인류의 적이 된다는 내용이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하는 어둡고 불안한 미래가 아무래도 극적 요소가 더 많아서 소재로 많이 활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따듯하고 감성적인 인공지능의 모습도


이와는 반대로 따듯하고 감성적인 인공지능을 다루며 인류와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화들도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바이센티니얼 맨'(1999)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자유의지와 감정을 가지고 인간과 교감한다.

로봇이 정체성을 포기한 채 유한한 인간의 삶을 동경하며 제 몸을 늙어 죽도록 프로그래밍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에이아이'(2001)는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한 인공지능 로봇의 불안을 그렸다.

식물인간이 된 아이 집에 입양된 소년 형상의 인공지능체는 인간과 같은 감정을 지녔지만, 이내 버려지면서 인간으로의 인정을 갈구한다.

인간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의 영화도 나왔다.

'그녀'(2014)는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대인의 삶에서 인간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공감해주는 인공지능 휴대전화와 사랑을 나눈다는 내용이다.

한 남성의 꼬인 삶에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이는 신도, 다른 여자도 아닌 인공지능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매우 참신하다. 인간은 목소리뿐인 휴대전화와 교감하면서 조금씩 빈 마음을 채워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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