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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위안부 문제 침묵 말자” 청년들의 외침

입력 : 2016-03-16 19:19:21 수정 : 2016-03-16 22: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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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2개 대학 학내 동시 다발 수요 집회… 일 대사관 앞 직접 참여 어렵자, 2년 전부터 시행… 2016년 최다 참가 “한·일 협상 전면 무효!”

새 학기를 맞아 대학 동아리별로 새 회원을 모집하려는 활동이 한창인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캠퍼스에 이런 구호가 울려 퍼졌다. 학내 동아리인 ‘고려대 평화나비’ 소속 학생 19명이 지난해 말 타결된 한·일 외교장관 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 무효를 주장하며 제1222차 수요시위에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등 수요시위 7대 요구가 담긴 전단을 돌리던 신입생 이승민(19)양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바꾸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고려대 학생들이 16일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222차 전국동시다발 캠퍼스 수요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수요시위는 고려대를 비롯해 연세대, 서강대 등 전국 32개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남제현 기자
이날 고려대뿐 아니라 전국의 다른 32개 대학 캠퍼스에서도 이른바 ‘2016년 학내 수요시위’가 동시다발로 벌어졌다. 이 행사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열리는 수요시위에 직접 참가하기 힘든 실정을 감안해 보다 많은 학생에게 위안부 문제를 알리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관의 정기 수요시위가 서울에서 열리다 보니 여건상 전국 각지에서 동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014년 처음 시작된 대학가 수요시위는 올해 가장 많은 학교가 동참했다.

이들 대학생은 앞서 한·일 양국의 위안부 졸속 협상에 반발해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서 63일간 노숙 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위안부 문제를 과거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 평화나비 박예지(20·여) 팀장은 “한·일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졸속으로 합의한 데다 피해 할머니가 44명밖에 남아있지 않아 시간이 없다”며 “여성 인권과 평화의 문제란 점을 감안하면 할머니들이 살아 계실 때 이 문제를 제대로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학교 신입생 주일환(19)군은 “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대학생들의 특권”이라며 “우리가 계속 목소리를 내면 다른 사람들도 관심을 갖게 돼 정부를 움직일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숙명여대 4학년 박민회(23)씨도 “현 세대인 우리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 모으도록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오는 19일 서울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기부 마라톤’을 진행하고, 26일에는 외교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이처럼 청년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데 대해 ‘나와 무관한 일’이라며 눈을 감거나 침묵하고 있는 기성 사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행동이란 평가가 나온다.

민족문제연구소 김민철 책임연구원은 “한·일 합의에 대한 저항감과 후퇴한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정의감이 학생들을 움직이게 한 원동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영진 성균관대 갈등해결연구센터장은 “청년들이 최악의 취업난 등으로 사회 공동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여력을 쏟기 힘들텐데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는 모습을 보니 기성세대로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진영·남혜정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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