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주호영도 탈당… 무소속 연대 탄력 받을 듯 새누리당 공천 갈등의 핵이었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당적 변경 마감시한인 23일 밤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을 포함한 ‘TK(대구·경북) 현역의원 공천학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고 여당 공천탈락자의 무소속 연대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여, 유 의원의 무소속 출마는 20대 총선의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 의원은 이날 밤 10시47분 대구 용계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한다”며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2000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입당 이후 16년 만에 당을 떠나는 것이다.
“떠납니다” 유승민 의원이 23일 밤 대구시 동구 화랑로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굳은 표정으로 새누리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그가 당의 정체성을 위배했다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저는 2010년 전당대회 출마선언과 작년 4월 국회 대표연설을 다시 읽어봤다”며 “몇 번을 읽어봐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난 내용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히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저의 노선과 가치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당 공관위는 당적 변경 마감일인 이날도 유 의원의 공천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공관위는 총선 후보 등록 첫날인 24일 다시 회의를 열어 유 의원 지역구 후보 결정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친박계는 탈당한 유 의원을 비난했다. 한 친박 의원은 통화에서 “헌법을 들먹이며 박근혜 대통령을 독재자 취급하고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는데도 당 정체성을 위배하지 않았다고 우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배신자의 탈당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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