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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의 그늘… 80세 이상 5명 중 1명 치매

입력 : 2016-04-17 19:16:13 수정 : 2016-04-18 01: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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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43%… 여성이 남성 2.5배
작년 46만명… 4년새 56% 급증
알츠하이머병 원인 72%로 최다
전직 대학교수 신모(74)씨는 얼마 전 지역 치매지원센터에서 치매 검사를 받았다. 언제부터인가 친구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스마트폰 주소록을 차례대로 훑어봐야 겨우 생각이 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걱정하며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문제가 너무 싱거워 허탈했다”면서 “오늘 날짜를 묻거나 종이를 접는 등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검사여서 뇌기능 저하를 제대로 진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은 부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환자의 연간 진료비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치매환자는 2011년 29만5000명에서 지난해 45만9000명으로 55.8% 늘었다. 연평균 11.7%씩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총 진료비도 8655억원에서 1조6285억원으로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80대가 전체의 42.8%로 가장 많았고 70대(35.6%), 90세 이상(10.2%)이 그 뒤를 이었다. 치매 원인은 나이에 따라 달랐다. 50세 이상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가 72.2%로 가장 많았다. 50대 미만에서는 알츠하이머병(39.9%) 외에 혈관성 치매(26.9%)의 비중이 컸다. 지난해 기준 여성환자는 전체의 71.6%로 남성 환자의 2.5배였다.

치매는 뇌 기능이 저하돼 기억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증상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파킨슨 증후군 등으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언어장애, 시간 및 장소 혼동 등 증상이 나타나면 치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치매 검사는 전문의 진찰, 혈액 검사, 뇌 영상 검사 등으로 이뤄지는데 혈관성 치매는 초기에 발견할 경우 다른 종류의 치매보다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한창환 심평원 전문심사위원은 “규칙적인 운동, 음주·흡연 줄이기 등 예방 수칙을 지키고 조기 발견을 위해 검진을 자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8년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지난해 3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16∼2020년)을 발표했다. 그동안 치매 예방·조기발견·환자 돌봄 등 인프라는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췄다는 평가지만 치매환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실질적으로 줄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가 향후 5년간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배정한 예산은 46억원으로 영국(1100억원)의 5%에 불과하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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