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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흑해에서 본 한국경제의 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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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4 21:52:48 수정 : 2016-05-24 21: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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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적 노하우 개도국에 전수를
청년들 ‘세상 밖으로’ 꿈을 펼쳐야
대서양에서 스페인의 지브롤터해협을 통해 지중해로 들어가면 동양과 서양을 구분하는 보스포루스해협이 나온다. 안으로 계속 들어가면 검은 바다, 흑해이다. 러시아, 조지아, 터키,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가 둘러싸고 있다. 지금 우리 팀은 흑해의 동부 조지아, 그것도 아시아와 유럽을 구분하는 캅카스 산맥에서 흑해로 유입되는 넨스크라강에서 수력발전소를 짓느라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지아 정부는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해 한국수자원공사와 2014년에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9월 공사를 시작했다. 총사업비가 약 9억달러나 되는 대규모 공사다. 조지아는 겨울철 난방전력 부족으로 인근 국가에서 높은 가격으로 전력을 수입하고 있다. 2020년 이 사업이 완료되면 겨울철 전력난을 해소하고 여름철 잉여전력을 터키 등 인근 국가에 수출할 수 있게 돼 조지아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병습 넨스크라 하이드로 대표
조지아에서 수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이곳에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열렬해졌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류에 심취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인근 연안 국가로 전파되고 있다. 교민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흑해 연안국들의 경제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산업시설의 부족, 지정학적 불리함, 정치체제의 한계와 미래를 내다보는 리더십 부재 등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자신감 부족인 듯하다. 사람들도 착하고 자연풍광도 아름답지만 사회 전체가 자신감하고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한다는 인상을 준다. 지도자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다.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 경제는 중국의 경기하강 등 대외변수와 내수 부진 등으로 위축되고 있다. 경기 전망도 잿빛이 짙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은 뭘까. 결국 경제적 자신감의 재충전이 아닌가 싶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안 가본 길을 과감히 개척하는, 시대 상황에 맞춘 그런 도전의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

우리는 유례 없는 경제개발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무대를 주도하려면 이 같은 경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과거의 “하면 된다”는 정신을 뛰어넘는다. 중동붐 때처럼 저가의 기술과 노동력을 가지고 외화를 획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길이다. 우리만이 잘 살고 우리만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도국의 이익·발전과 맞물려서 선순환이 되도록 해야 한다. 개도국을 한국의 파트너로 삼으면서 정치 외교적 노력의 경주, 경제발전 경험의 전수,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인적 교류 확대가 필요하다.

개도국은 우리의 과거 60년의 노하우와 경험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가 매일 일상에서 생활하고 활동하는 문화, 생활행태, 사회규범들이 이들에게는 선진화된 업무처리 방식이다. 이런 것들을 새마을정신 같은 열정과 함께 개발도상국에게 물려주고 공유해야 한다.

외국에 나와 보면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정보통신기술의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배우고 닮고 싶어 하는 나라로 비치고 있다. 우리는 세계 19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 같은 나라는 지구상에 별로 없다.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강대국 몇 나라 외에는 없다. 지금 우리는 세계화의 영토에서 강대국의 위치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세계적인 기반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괴테가 말한 것처럼 “세상 밖으로” 우리의 젊은이를 내보내서, 우리 경제발전 경험에 자신감을 더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각 기업의 해외사업현장에서 인턴이나 전문가로 참여시켜서 우리의 영역을 확대해나가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20년, 30년 뒤에도 한국 경제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것이다. 이제 우리의 활동 공간과 시야를 세계 곳곳으로 넓혀야 할 때다.

최병습 넨스크라 하이드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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