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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반기문, 차관 시절 JP 대만 방문 만류로 인연

입력 : 2016-05-30 06:00:00 수정 : 2016-05-29 23: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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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P정권 2인자때… 직접 찾아가 설득
두 사람 공식 만남 ‘정치적 신호’ 해석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자민련 총재 시절인 2000년 천수이벤 신임 대만 총통의 초청을 받아 부부 동반으로 대만 방문을 추진했었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청와대나 외교통상부에는 알리지 않고 개인 자격으로 조용히 대만에 다녀오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DJP공동정권의 한 축으로 정권 2인자인 JP의 외유 움직임은 당연히 외교 당국에 포착이 됐고, 한·중 관계의 파장을 우려한 외교부는 부랴부랴 JP 출국 저지에 나섰다. 이때 JP의 신당동 자택을 찾아 JP의 대만 방문 포기를 설득한 인물이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차관이었다.

JP 주변에서는 반 총장이 차관으로 임명된 2000년부터 JP와 본격적인 인연을 쌓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 총장은 그후 기회가 될 때마다 동향 선배이며 정계 거목인 JP를 깍듯이 예우하며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하상윤기자

두 사람의 28일 회동도 이미 수개월 전부터 교감을 나눠온 끝에 마련된 일정이다. 반 총장은 올 1월 JP 구순때 “서울에 가면 인사를 드리러 가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고, JP도 지난13일 ‘올해의 자랑스런 육사인상’을 받는 자리에서 “계기가 되면 반 총장을 만나보고 싶다”고 화답했었다. 충청 출신 한 여권 인사는 29일 통화에서 “이번에 (반 총장이) 오실 때 꼭 인사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연에 비춰볼때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예사롭지 않다는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오랜 세월 충청의 맹주였던 JP가 반 총장의 후견인 내지 조력자가 되겠다는 일종의 정치적 신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JP가 최근 들어 ‘충청역할론’을 설파하며 내년 대선에서의 영향력 행사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왔던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고 있다. JP는 지난달 새누리당 성일종 (충남 서산·태안) 당선자와의 만남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충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JP는 반 총장이 자신이 말해온 ‘충청역할론’의 적임자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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