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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로 부족했나… 뜬구름만 잡는 정부 대책

입력 : 2016-06-03 18:42:50 수정 : 2016-06-03 22: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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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특별대책 발표···주요 내용 살펴보니 미세먼지 특별대책의 핵심은 경유차를 줄이고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는 데 맞춰졌다. 하지만 이번 대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가 줄어들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어 ‘졸속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5월 30일 새벽이 밝아오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수산물 경매장에 고등어 경매가 한창이다. 연합


◆도로 위 경유차 얼마나 줄어들까

정부는 10년 내에 유럽 주요 도시(프랑스 파리, 18㎍/㎥) 수준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3㎍/㎥였다.

이를 위해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원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유차를 줄이는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우선 저공해 경유차에 주어지는 혼잡통행료와 공영주차장 할인,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등의 혜택을 폐지하기로 했다. 또 저공해차 지정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수도권대기개선특별법 시행규칙을 올해 안에 개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의 조기폐차 정책도 확정돼 2019년까지 매년 최대 5만9000대씩 총 21만2000대를 폐차시키기로 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그동안 정부가 클린디젤이라고 경유차를 홍보한 데 대해 “중대한 시행착오가 있었다. 정부로서도 유감”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환경친화적 자동차’ 촉진 차원으로 클린디젤을 적극 추진했으나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자 판단 착오였음을 인정한 것이다.

“노후 경유차 OUT”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목운초등학교 앞에서 (사)환경정의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어린이통학차량으로 이용되는 노후 경유차의 배출가스 관리대책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남정탁 기자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진입을 제한하는 운행제한(LEZ) 제도도 시행한다. 출시된 지 10년이 넘고 매연저감장치(DPF)가 없는 경유차는 앞으로 서울·인천·경기 지역의 통행을 금지하는 방안이 관련 지자체와 논의된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하루종일 이어지면 올해 하반기부터 수도권에서는 공공기관 차량을 중심으로 차량부제도 도입한다. 그러나 현재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주의보 이상의 고농도로 24시간 이상 유지되는 날은 1년 중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시행 기준을 두고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저감 목표’가 없는 대책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차 보급은 확대된다. 2020년까지 108만대를 보급할 예정이던 친환경차의 보급목표를 15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전기차 보급에 가장 중요한 충전소는 기존 1400기에서 3000기로 대폭 늘어난다. 충전소 1기당 담당면적은 185.7㎢에서 2020년에는 33.2㎢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친환경차 보조금 인상은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중 가장 큰 골칫덩어리는 공사장 비산먼지다. 2013년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를 보면 전체 미세먼지 발생요인의 30%에 달할 정도다.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누 미세먼지대책 관계장관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그러나 관련 대책은 ‘건설사와 자발적 협약을 맺겠다’거나 ‘먼지 저감 매뉴얼을 배포한다’는 데 그쳤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화학과)는 “미세먼지 배출원 가운데 간과되고 있는 게 도로나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라며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와 이에 따른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책의 가장 큰 문제는 미세먼지 해소 효과가 어느 정도일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오던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저감정책과 별로 달라진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각 대책을 통해 미세먼지를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대한 목표가 나와야 좀 더 현실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대책이 시행되면 약 14%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초기 연구단계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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