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열린 터키여성민주협회(KADEM)의 개관식 축사로 “엄마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인간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이라면 최소 아이 셋은 낳아야 하고, 아이가 없는 여성의 삶은 불완전하고 결함투성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는 여성이 직업을 갖고 경력을 쌓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도 “대신 아이를 낳는 데 직업 등이 장애가 돼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터키 인구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7874만1000명을 기록했다. 2000년 6800만명에 비해서도 꽤 많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에 차지 않는 눈치다. “강력한 가족이 국가를 강하게 만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온 그는 슬하에 딸 둘과 아들 둘을 뒀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여성 비하 발언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여성 관련 회의에 참석해서도 “남자와 여자는 다르고, 똑같은 일을 떠 맡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여자는 여자로서 어머니는 어머니로서 누릴 수 있는 독특한 지위가 있다”며 “모성이 가장 높은 자리인데도 페미니스트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이슬람주의자인 그는 콜럼버스보다 이슬람 신자들이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사진 = AFP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