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태몽부터 인연 맺은 피아노, 힐링의 창업 아이템으로 승화

입력 : 2016-08-10 18:40:50 수정 : 2016-08-10 18:40: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김의영 피아노리브레 대표 ‘청년실신(실업+신용불량자)’ ‘오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집, 인간관계 포기)’

열정페이·미생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경기 침체와 실업난 속에 속속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늘고 있지만 성공에 이르기 힘든 게 현실이다.

특히 대다수 청년들이 ‘창업=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으로 한정해 버리면서 선택의 폭을 줄여버리는 것도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런 현실에서 피아노 건반과 열정만으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일궈가는 젊은이가 있다. 김의영(30) 피아노리브레 대표가 주인공이다.

2010년 영국에서 40대 초반 여성이 자신의 SNS에 자살을 예고했다. 1500명의 소셜 친구들은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고 다음날 아침 그녀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다. 최근 발간된 ‘사람에게 돌아가라’는 책에서는 관계와 소통 부재로 외로움과 고독에 직면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럴 때 음악이 관계와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면 우리 세상은 얼마나 더 밝아질까.

“음악으로 세상을 밝히고 싶습니다.”

김의영 피아노리브레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의 피아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피아노리브레 제공
김 대표는 음악으로 우울한 세상을 치유하고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겠다며 ‘피아노 창업’의 길을 택했다. 스페인어로 ‘여가’라는 뜻의 ‘리브레’를 딴 피아노리브레는 우리가 동네에서 흔히 보는 피아노학원과 크게 다르다. 주 고객이 성인들이다. 김 대표는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지만 다시 배우고 싶은 사람, 좋아하는 곡이 생겨서 연주 욕심을 내는 사람, 프러포즈를 위한 피아노 연주 희망자 등 고객들의 욕구가 각양각색인 점에 아이템을 찾았다.

최근 들어서는 퇴근 후 찾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문직 종사자나 지적 노동에 종사하면서 업무상 스트레스를 겪는 분들이 상상보다 많아서 놀랐다”며 “이분들이 일과 회사를 떠나 1∼2시간 피아노에 몰두하다 보면 들어올 때하고 나갈 때 얼굴표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피아노과를 졸업한 김 대표가 학창시절부터 성인을 상대로 한 피아노 교습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 결국 피아노를 입시 위주의 딱딱한 교육보다는 사람들의 정신적 ‘힐링’을 위해 쓰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태어나기 전부터 피아노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돌고래가 피아노 건반 위에서 노는 꿈이 엄마의 태몽이었습니다. 태몽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잘치는 아이로 소문 나 모두가 신동이라고 불렀죠. 하지만 혼자 음악을 하는 것보다 남을 위해 음악을 하는 게 더 좋았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하고도 획일적인 성인 대상 피아노학원 영역에서 탈피, 카페 콘셉트를 접목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피아노와 카페의 콜라보 모델로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피아노를 치며 간단한 식사,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아이템이다. 이를 위해 그는 손수 고객들이 좋아하는 인기곡들을 분야별로 분류해 초보자도 연주하기 쉬운 악보로 개편했다. 그러다 보니 가족단위 가족이 찾아 식사를 하며 아빠나 엄마의 피아노 공연을 감상하는 고객들도 등장했다.

현재 피아노리브레는 직영점 4개와 가맹점 5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청이 진행하는 유망 소상공인프랜차이즈사업화 모델로 선정될 정도로 창업시장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피아노 연주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힐링의 시간을 가지며 삶의 활력과 에너지를 얻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음악은 세상을 구원하는 확실한 통로라는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문가영 '부드러운 미소'
  • 문가영 '부드러운 미소'
  • 트리플에스 VV 린 '강렬한 눈빛'
  • 박지현 '순백의 여신'
  • 김민주 '청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