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동반자’로 여겨지는 부부. ‘인생’이란 말 대신 ‘다이어트’를 넣어도 이 말은 성립할까? 비만이었던 남편과 아내가 7개월 만에 95kg을 감량하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 사연이 화제가 됐다. 최근 해외 매체 데일리메일이 스코틀랜드에 거주 중인 마크 한니간과 루이스 한니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41세 마크와 42세 루이스는 후덕한 몸매가 특징인 부부였다. 부부는 주중이고 주말이고 정크 푸드를 배달해 먹었다.
그렇다고 다이어트를 시도조차 안 해본 건 아니었다. 건강한 식재료를 사놓고도 배달 음식을 먹느라 손도 대지 않아 썩어서 내버리기 일쑤였다. 결국 이중으로 식비를 지출해 많이 나올 땐 한주에 300파운드(한화 약 42만원)를 쓰기도 했다. “우리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그땐 몰랐습니다”라며 남편은 당시를 회상했다.

다정한 성격의 부인 루이스는 요리하는 걸 좋아했다. 종종 가족들이 좋아하는 레시피로 그들이 질릴 때까지 음식을 만들어 먹이곤 했다. 치즈케이크, 컵케이크, 라자냐 등 주로 달콤하고 칼로리가 높은 메뉴들이 그녀의 특기였다.
거기다 루이스는 감정에 따라 음식을 찾았다. “기분이 좋으면 좋다고 먹고, 슬프면 슬프다고 먹었습니다. 저는 기억하는 한 항상 과체중이었던 것 같아요. 18살 때 이미 XL 사이즈를 입었으니까요.” 루이스는 165cm 키에 몸무게는 95kg에 육박했다. XXL 사이즈 옷도 겨우 맞을 정도였다.
남편 마크는 가스 엔지니어로 일했기에 운전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런데 133kg이 넘는 몸집 때문에 자주 수면 무호흡증에 시달렸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운전 중에 졸 정도였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계속됐다.
그러다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운전 중 기도가 막혀 심하게 기침을 하다 가로등을 들이받고 만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영국운전면허청은 마크의 운전면허를 취소했다. ‘비만이 수면 무호흡증을 유발한다’는 게 이유였다. 운전이 필수인 직업 특성상 이는 심각한 일이었다.
영국운전면허청은 마크가 운전면허를 다시 취득하려면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다. 위험 수준인 BMI 지수 43을 30으로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부부는 독하게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모든 정크 푸드를 끊은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부부는 상대방이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마다 응원과 자극으로 서로를 도왔다. 체중 감량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을 땐 수개월간 다른 친척조차 만나지 않았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7개월 만에 부부는 다이어트에 종지부를 찍었다. 남편은 133kg에서 76kg으로, 부인은 95kg에서 57kg이 됐다. 둘이 합쳐 무려 95kg을 뺀 것이다.

체중뿐 아니라 허리 사이즈도 놀라울 정도로 줄었다. 남편은 허리가 24인치, 부인은 10.5인치를 줄여 총 34인치가 줄었다. 부인 혼자 입었던 펑퍼짐한 웨딩드레스 치마에 부부가 들어갈 정도가 됐다.
식습관을 바꾸며 식비도 아낄 수 있었다. 계산해보니 오토바이 두 대를 살 만한 금액이었다.
건강해지니 자신감도 높아지고 가치관도 달라졌다. 남편은 “아내는 나에게 더 이상 심술궂다고 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걸 느낍니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의 수면 무호흡증도 씻은 듯 사라져 당당하게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마크는 “처음엔 운전면허를 되찾고자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곧 다이어트로 제 인생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지금 저는 더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가 됐습니다.”
부부는 체중 감량을 기념해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리마인드 웨딩’을 계획하고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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