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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갤러리] 색면에 담은 인간의 경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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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16 21:59:45 수정 : 2016-08-16 21: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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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넷 뉴먼 ‘인간, 영웅적이고 숭고한’
(242.2 x 541.7 cm, 뉴욕현대미술관)
색면회화는 하나 또는 제한된 색으로 화폭을 뒤덮어 정서적이거나 관조적인 분위기로 이끄는 그림을 말한다.

미국미술의 존재감을 알린 마크 로스코(1903~1970)나 바넷 뉴먼(1905~1970) 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로스코는 자신의 색면회화를 “사람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 말하곤 했다. 작가 자신뿐 아니라 감상자에게도 정서와 정신적 각성을 유발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작가 자신을 위한 제의적 방식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작업방식이 거의 종교적이었다는 얘기다. 로스코는 밝은 조명 아래 작업을 했지만 완성작을 볼 때는 어두운 곳을 택했다. 밝지 않는 조도에서 감상해야 색채가 떠오르는 듯이 보인다고 조언을 했다. 심지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자신의 그림을 감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할 정도였다. 그림을 감상할 공간의 영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영성적 종교공간에서 미술관이 유래됐다는 점에서 보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뉴먼은 “내 그림이 나에게 그러하듯이 누군가에도 자신만의 느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인간, 영웅적이고 숭고한’은 길이가 5m가 넘는 대작이다.

사람들은 큰 그림을 주로 멀리서 감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 그림 전체를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먼은 예외적으로 자신의 그림을 가까운 곳에서 볼 것을 권했다. 수직의 선들은 보는 지점들을 알려주는 포인트 같기도 하다.

어쩌면 인간은 ‘전체’라 할 수 있는 삶의 목적, 죽음 등을 영원히 파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분’이라는 삶의 경험들에 맞닥뜨려 있다. 그러기에 인간은 영웅적이고 숭고한 것이라 했다. 뉴먼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면 느껴지는 숭고미가 그렇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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