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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비리 범벅' 학교급식… "우리 아이들의 식판입니다"

입력 : 2016-08-23 18:43:32 수정 : 2016-08-23 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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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감자가 유기농 감자로 둔갑 / 부패 척결단, 정부차원 첫 조사 / 677건 비위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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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시 소재 A농산은 곰팡이가 핀 감자를 수질검사도 받지 않은 지하수로 세척했다. 또 작업대가 아닌 바닥에서 껍질을 벗긴 뒤 ‘유기농감자’, ‘무농약감자’로 둔갑시켜 수도권 지역 50여개 초·중·고교에 급식 식재료로 납품했다.

충북 지역에 돼지고기 등을 학교급식 식재료로 납품하는 B업체는 유통기한이 2016년 4월30일까지인 돼지 뒷다리살 112㎏의 유통기한을 5월16일까지로 보름 이상 임의로 늦춘 뒤 공급했다.

비위생적인 학교급식의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또 식재료의 생산단계뿐 아니라 업체들의 입찰 담합, 학교와 업체 간의 유착 의혹 등 유통·소비 단계도 비리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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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 산하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점검한 결과 모두 677건의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학교급식 실태를 정부차원에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생산·유통 과정의 경우 전국 식재료 생산농가와 가공·유통업체 2415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13개 시·도에서 129개 업체, 202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식재료 및 운반차량, 보관시설, 종사자 등의 위생관리 위반이 68건, 유통기한을 속이는 등의 식재료 품질관리 위반이 118건, 입찰담합 등 식재료 유통질서 문란이 16건이었다. 추진단은 이중 45건을 수사 의뢰하고, 157건은 행정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또 소비단계에서는 법령 위반이 의심되는 초·중·고교 274개를 선정해 조사한 결과 특정업체와 부당한 수의계약을 하거나 학교급식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례 등 모두 471건의 비위 행위를 적발하고 관련자 382명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유형별로는 부적절한 수의계약 등 계약법령 위반이 220건(46.7)으로 가장 많았고, 예산 부당집행 132건(28.0), 식재료 검수 등 위생·안전 관리 부실이 119건(25.3) 등이었다.

추진단은 4개 대형 식품유통업체들이 전국 3000여개 학교 영양(교)사에게 최근 2년6개월 동안 16억원 상당의 상품권·캐시백 포인트·영화관람권 등을 제공한 사실도 확인했다. 식재료 주문 시 학교 영양교사의 재량으로 특정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와의 유착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자료사진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6회 법질서·안전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에 대한 개선방안도 내놓았다.

우선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학교급식 전용사이트를 만들고 학교별 급식 만족도 평가 결과, 위생·안전점검 결과, 급식비리 등 학교급식 운영 실태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식재료 공급업체들에 식재료 위생관리기준 및 종사자 준수사항 등을 위생관리 매뉴얼로 제작해 보급하고 업체들의 식재료 품질·위생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수앱도 개발할 계획이다. 식재료 공급업체의 입찰 담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입찰비리 관제시스템’도 구축해 비리의심 정보를 유관기관이 공동 활용하는 등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학교의 계약 및 예산집행과 관련한 위반사항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도별로 학부모 10명씩을 선발해 ‘전국 학부모 급식 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급식 실태 점검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황 총리는 이날 “학교급식은 614만명에 이르는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학교별 급식 운영실태, 급식 만족도, 비리 적발내용 등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 학교급식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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