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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화상에 민주콩고 의사 무퀘게…내전中 성폭행 피해자 치료

입력 : 2016-09-01 11:26:01 수정 : 2016-09-01 11: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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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성폭행 피해자 4만8천명 치료…국제사회에 분쟁종식 호소
심사위 "여성과 아동 인권 신장에 기여…진정한 용기"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내전 중 성폭행을 당한 여성 수만 명을 치료하고 국제사회에 평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해온 산부인과 의사가 서울평화상을 받는다.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권이혁)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최종 심사위원회 회의를 열어 드니 무퀘게(61) 민주콩고 판지병원(Panzi Hospital) 원장을 제13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민주콩고에서 태어난 무퀘게 원장은 임산부 치료를 위해 지난 1999년 고향 부카부에 부인과 병원인 판지병원을 설립했다. 그러나 내전 과정에서 반군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성폭력 피해 치료에 집중하게 됐다.

지난해까지 판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성폭행 피해 여성은 4만8천여 명에 이른다고 심사위원회는 소개했다.

판지병원은 성폭행 피해 여성들이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상담과 기초 교육, 직업훈련, 소액대출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무퀘게 원장은 또 반군이 세력확장의 차원에서 자행하고 있는 성폭력을 중단시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민주콩고 내전 종식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해 왔다.

2012년 9월 유엔에서 반군 세력 처벌을 촉구하는 연설을 한 뒤 무장괴한으로부터 암살 시도를 당해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몸을 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판지병원 운영이 어려움을 겪자 다시 민주콩고로 돌아왔고, 현재도 매일 20여 명의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있다고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는 전했다.

이런 공로로 무퀘게 원장은 2008년 프랑스 정부 특별인권상과 유엔 인권상, 2009년 올해의 아프리카인상, 2014년 유럽의회가 수여하는 사하로프 인권상 등을 받았으며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는 "성폭행을 전쟁의 도구로 활용하는 부도덕한 전쟁의 피해자들을 치료해 여성과 아동의 인권 신장에 기여했다"며 "내전 종식을 위해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등 진정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무퀘게 원장은 "지구상에서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고, 또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는데 끝까지 헌신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고 심사위원회는 전했다.

국내의 각계 인사 14명으로 구성된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는 전·현직 국가원수급 인사를 비롯해 그동안 추천받은 정치·경제·종교·언론·문화·학계 인물과 단체 등 여러 후보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평화상은 동서 화합과 평화 분위기를 고취한 서울올림픽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고 격년제로 시상한다.

1990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첫 수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 국경없는의사회,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오가타 사다코(緖方貞子) 전 유엔 난민최고대표, 구호단체인 영국의 옥스팜,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무하마드 유누스 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 수잰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 대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엘 시스테마' 설립자가 그동안 수상했다.

한국인 최초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2년 상을 받았고, 가장 최근인 2014년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무퀘게 원장에 대한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서울에서 열린다. 무퀘게 원장에게는 상장과 상패, 20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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