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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카페 소사이어티' 할리우드판 인생극장 혹은 막장불륜극?

입력 : 2016-09-10 14:00:00 수정 : 2016-09-10 14: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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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 감독, 고향 미국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명사와 귀족들의 사교계 모임이 꽃을 피운 1930년대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을 배경으로 선택의 기로에 선 두 남녀의 설레는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사교계를 뜻하는 카페 소사이어티는 물론, 재즈와 갱스터, 재계와 문화계를 주름잡은 유태인,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산업 등 당대를 설명하는 모든 이야기가 한 작품에 담겼다.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인물들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말장난 같은 정겨운 대사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 시절 안에 들어와 있는 듯 황홀경에 빠진다. 이는 우디 앨런 감독 작품이 지닌 미덕이다.

뉴욕 출신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성공을 꿈꾸며 온 할리우드에서 그곳 거물인 삼촌 필(스티브 카렐)의 소개로 매력적인 여자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만난다. 허황된 꿈을 쫓고 겉과 속이 다른 할리우드 사람들을 경멸하는 보니의 모습에서 사랑을 느끼게 된 바비는 그녀와 결혼 후 함께 뉴욕으로 돌아갈 꿈을 꾸지만, 보니에게는 이미 다른 연인이 있었다.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뉴욕으로 돌아간 바비는 그곳에서 카페 소사이어티를 차린다. 

영화는 풋풋했던 두 남녀가 뉴욕과 할리우드 사교계의 거물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다양한 인물과 시대상을 곁들여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인생에 있어서 선택의 문제에 관한 사유를 던진다. 그때 우리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막장 통속극 같은 인물관계와 엉뚱하게 흘러가는 스토리, 그리고 시대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가 한 작품에 어우러진다. 1930년대를 이야기하지만 미화하지는 않는다. 화려한 사교계 이면에 갱스터가 결부돼 있었고, 할리우드 인사들의 허세와 교만을 비웃는 점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우디 앨런 특유의 유머 덕분에 분위기는 결코 어둡지 않다. 인상 깊은 엔딩은 불륜이기는 하나 한때 뜨거웠던 청춘의 달콤한 꿈처럼 포장한다. 대사 속에서만 살아 숨 쉬는 베티 데이비스, 진저 로저스, 주디 갈랜드와 같은 1930년대 할리우드 스타들을 만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제시 아이젠버그, 크리스틴 스튜어트, 스티브 카렐, 블레이크 라이블리, 코리 스톨, 파커 포지 등 감독의 명성다운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제69회 칸영화제 개막작. 15세관람가. 96분. 9월14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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