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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그인] “난 혼밥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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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13 19:31:22 수정 : 2016-10-13 19: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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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밥 먹는 찐따입니다. 쳐다보지 말아 주세요.”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대사다. ‘1인가구’가 가장 흔한 가족 형태가 돼 버린 한국에서 이 같은 ‘혼밥’이 무슨 대수냐는 자신감이 배어난다.

나는 얼마 전 오래된 연인과 헤어졌다. 이제 주말이면 ‘강제 혼밥’이 일상이 됐다. 나 같은 ‘혼밥러’에게 SNS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누군가에겐 ‘지지리 궁상’이겠지만 SNS는 내겐 ‘삶의 바이블’이 되었다.

‘혼밥 레벨 갑’ ‘혼술 성지’에 이어 최근 경기도의 한 식당에선 ‘혼밥 파티’까지 열렸다. 한 아마추어 작가가 ‘혼밥’을 소재로 한 웹툰으로 인기를 끈 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티셔츠 판매까지 대박을 터트리자 감사 차원에서 벌인 이벤트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혼자 밥 먹으러 왔다”고 말한 뒤 말없이 각자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동행이 있거나 다른 참석자에게 말을 건네면 바로 쫓겨나는 모임의 ‘규칙’ 때문이었다.

‘파티’와 ‘혼밥’. 어색한 조합이었지만 나는 이해가 됐다. 흔해진 ‘혼밥러’들이 이제 세상 밖으로 떳떳이 걸어나온 것이다. SNS라는 소통 도구를 이용해서 말이다.

그러나 ‘혼밥 파티’ 소식을 접한 날 나는 울었다. 외로움에 지친 이들의 ‘절박한 몸부림’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람에 치이고, 관계에 부대껴 예전처럼 깊은 인간관계를 포기한 내 ‘관태기’를 들켜버린 것도 이유가 되리라.

“오늘도 난 나만의 세상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그런데 아직도 난 누군가를 이토록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있다.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다시 울었다.

박윤희 디지털미디어국 소셜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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