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까지는 수학을 곧 잘 하던 학생들이 중학교 진학 후 수학에 흥미를 잃고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수학이 단편적인 연산 학습 위주였다면 중학교부터는 수학이 심화되고 세분화돼 논리적인 이해력이 필요하다. 기초가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려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수학은 특히 학년 간, 단원 간 연계성이 높은 과목이기 때문에 이전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급학교 진학 후에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수학에는 학년 구분이 없다고 생각하고, 중학교 입학 전 초등 과정을 다시 훑어보며 부족한 부분을 완벽히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게다가 중학교는 중간·기말고사가 치러지고 자유학기제도 있어 초등학교와 다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학습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좋은책신사고의 수학 전문 인터넷 강의 사이트 쎈닷컴 허태훈 강사의 도움을 받아 예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위한 수학 학습법을 정리해봤다.
◆단순 계산 연습이 아닌 개념 연관 학습
초등학교 수학은 대개 계산을 능숙하게 하는 연습에 집중돼 있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 사칙연산을 분수와 소수까지 확장해 계산하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단순 계산을 하는 문제에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이 중학생이 되면 논리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 앞에서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다 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연산하는 방법을 알고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초등 수학과는 달리 중등 수학은 도입 부분에 나오는 개념을 바탕으로 그와 연관된 문제들이 출제가 되기 때문에 개념을 정확하게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학에서는 어떤 단원이든 수학 용어에 대해 정의하고, 공식이 나오면 왜 그렇게 되는지 증명하고 설명하는 부분이 반드시 나온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부분을 그냥 읽고 넘어가면서 단순히 공식을 암기 하려고만 한다.
몇 개의 공식을 외우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외워야 하는 공식이 많아질수록 수학은 암기 과목으로 전락해 버리고, 공부할 것이 아주 많은 과목이 된다. 개념 부분에서 나온 증명이나 설명들을 꼼꼼하게 학습하고, 이해하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수학 공식이 저절로 머릿속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요컨데, 도입 부분에 나오는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할 때까지 학습하는 것이 중등 수학 학습의 첫걸음이다.
중학교 수학은 초등학교 수학에 비해 내용이 심화되고 서술형까지 출제되는 탓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다. 내년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은 우선 초등 과정을 철저히 복습하고, 서술형 문제 등에 대비하기 위한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진은 지난달 10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제주수학축전’에 참가한 학생들이 다양한 수학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제주=연합뉴스 |
중학교 첫 시험에서 학생들이 가장 애를 먹는 유형의 문제가 바로 서술형 문제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써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많다. 초등수학에서는 간단히 몇 자만 적어서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있고, 어떤 경우는 눈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학생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중등 수학은 복잡한 계산을 정확하게 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고, 여러 가지 개념이 연관돼 풀어야 하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문제집 위에 몇 자 끄적거리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서는 실력이 향상될 수 없다.
평소 문제를 풀 때 문제집 위 보다는 따로 연습장을 반으로 나눠서 식을 차근차근 써 가며 문제를 푸는 훈련을 해야 한다. 틀린 문제들은 문제집에 보기 쉽게 표시를 해서 나중에 그 문제만 다시 풀어 봐야 한다. 평소에 식을 차분하게 써 가면서 문제를 풀었던 학생들이 서술형 문제에 어렵지 않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에게 학교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것을 중요한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중학교 수학에 쉽게 적응할 수도, 수학을 포기할 수도 있다.
평소 계산이 자주 틀리거나 도형 문제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자유학기를 이용해 초등 5, 6학년에 나오는 분수와 소수의 곱셈, 나눗셈, 평면도형의 넓이, 입체도형의 부피와 겉넓이 부분을 다시 한 번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부분을 확실히 마무리했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은 다음 학기에 공부할 부분들을 개념 위주로 예습을 해 보는 것이 좋다.
사람의 두뇌는 처음 접하는 것보다 자주 접하는 것들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미리 한 번 봐둔다면 수업을 따라가기가 수월해진다. 또는 평소 어렵게 느끼는 부분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도 좋다. 꾸준한 반복을 통해 문제가 묻고자 하는 내용과 자신이 알고 있는 개념 및 공식들을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허태훈 강사는 “수, 배수, 분수의 계산과 도형의 넓이와 부피 구하기, 합동 등 초등학교 5, 6학년 때 배운 단원이 중학교 1학년 수학 교과 과정에 등장하기 때문에 충분한 복습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수업 환경과 시험 방식에 당황하지 않고 적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도 중학교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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